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교도] 나에게 필요한 물건 또는 갖고 싶은 물건을 보면 많은 사람들은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 물건이 아니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경우,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스스로를 조절한다. 

하지만 유아동 시기에는 이성적 판단력이 미성숙하고 온전한 도덕성이 확립되지 않아 타인의 물건을 아무런 대가 없이 또는 허락 없이 가져오기도 한다. 유치원에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이 있어 가방에 넣어 온다거나, 허락 없이 부모의 지갑이나 옷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문구점에서 물건을 사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 쯤 있다. 이 시기는 자기조절 능력이 발달 되는 과정으로, 갖고 싶은 물건의 유혹에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 

부모의 지갑이나 옷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사용하는 것이 절도 행동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라는 아이들이 많다. 내 부모님의 물건이니 허락 없이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많은 부모는 어린 자녀가 남의 물건을 집에 가져오거나 부모의 돈에 함부로 손을 대는  일에 대해 누구나 경험하는 호기심에 의한 행동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간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학교나 상가에서 물건을 훔치는 행동이 계속되면 그때서야 큰일이라 생각하고 상담을 받으러 온다.

어릴 때 호기심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을 경험한 아이들 중에는 습관적인 도벽으로 이어져 범죄 행동을 행하는 경우가 있다. 유아기에는 소유 개념에 대해 설명해줘야 한다. 물건에는 주인이 있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허락을 받아야 하며, 허락 또는 대가 없이 가질 수 없다는 것 등에 대한 안내가 돼야 한다. 물건을 훔치고 들키지 않는 것에 대해 쾌감을 느끼며 즐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더 큰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상담치료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벽은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은 ADHD를 경험하는 아동·청소년들에게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충분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자기조절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습관화가 되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도벽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이 도덕성과 죄책감이 확립된 이후에도 일어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도덕성 결여가 어떤 문제에서부터 일어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도벽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 유아기 시기에는 소유에 대한 개념과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은 잘못된 행동임을 알게 하고,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돈을 가정내에서도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곳에 두고 관리해야 한다. 일부 부모들은 일부러 돈을 쉽게 보이는 곳에 두어 아이들의 통제 능력을 기르겠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통제 능력이 미성숙한 시기의 아동들에게는 오히려 도벽 행동을 강화시키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내용과는 다른 이유에서 도벽 행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벽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 또는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아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과 대화가 필요하다.

/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2년 9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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