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효
박명효

[원불교신문=박명효 교도] 장애나 정신질환 등 특별한 사유 없이 방 또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대인관계도 단절한 채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청소년들을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이라 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의 히키코모리라는 용어에서 파생되었으며, 3개월 혹은 6개월 이상 사회와 접촉을 하지 않고 친구가 한 명 이하인 청소년으로 정의된다. 

최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발표한 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을 이야기하다’를 살펴보면, 학교폭력 및 가족 간의 갈등 등 대인관계로 인한 상처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좌절감, 가정 내 돌봄 부재 및 보호자의 과잉 통제와 간섭 등이 은둔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 청소년기 대인관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며, 대인관계로 인한 상처는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은둔 생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 피해 경험으로 대인관계가 어려워지면 등교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은둔 생활로 이어진다. 

은둔 생활을 경험하는 청소년들 중에는 가정 내 갈등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학업에 대한 자존감이 높았던 한 청소년은 성적이 떨어지자, 자신이 계획했던 진로와 멀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며 부모에게 위로 받고 싶었지만, 부모는 노력의 문제라 치부하며 무리한 학업만을 요구했다. 아이는 부모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학업 부담감이 커지면서 점점 사회 및 가족과의 단절을 시도하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청소년기에는 친구관계 문제와 학업 부담감 등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경험한다. 청소년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족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큰 좌절을 경험하며 모든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은둔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 중 가족과의 관계까지 단절시키는 경우는 더욱 더 심각하다. 그나마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가족이라는 자원을 통해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가족과도 단절한 경우에는 외부에서 다른 자원을 찾아야 한다. 

은둔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밤낮이 바뀌어 수면 및 생활 패턴이 불규칙적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등으로 허비하며, 무력감을 경험하고 자살 및 자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보호자는 자녀의 은둔 시기에도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신뢰감을 주며 자녀를 믿고 기다려 줘야 한다. 은둔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이때는 가족의 도움이 아주 중요하다. 자녀가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은둔의 조기 징후로는 등교거부, 잦은 지각이나 결석, 또래와 교류가 잘 되지 않는 등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조기에 발견하면 회복도 빠를 수 있으니 학교와 가정에서 빠른 발견을 위한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한다.

/ 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22년 10월 17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