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진 교도
허경진 교도

[원불교신문=허경진 교도]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에서 기획하여 방송중인 타이니데스크 콘서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연주자들이 등장해 라이브 공연을 보여주는 코너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출연했고 여기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현재의 음악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많은 뮤지션들이 선망하는 무대이다.

이 방송에 아시아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출연한 팀이 있다. 바로 우리 민요를 락밴드의 형태로 부르는 씽씽밴드다. 이들은 우리 귀에 친숙한 민요에 새롭고 재미있는 형태의 악기 연주와 무대연출을 더해 전 세계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

씽씽밴드의 음악이 전 세계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자 악단광칠, 잠비나이 등 국악에 새옷을 입힌 팀들도 NPR의 타이니데스크에 초대돼 자신의 음악을 소개했다. 이 밴드들은 국악 중에서 특히 민요를 소재로 공연을 했는데,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 유명해졌다. 

이들이 주로 소재로 삼는 민요는 민중의 노래로 우리 조상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노래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특색을 담은 민요가 있다. 우리나라 민요는 각 지역의 특징을 담은 토속민요와 전문소리꾼들이 부른 토속민요로 구분된다. 

토속민요는 특히 토리라고 하여 각 지역마다의 음악적 특징을 보여주는 구성음과 시김새가 있고, 지역의 사투리를 그대로 살려 가사에 사용하고 있다. 당시의 문화적 특징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지역민들의 성향까지도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순 우리말을 민요만큼 강세와 억양을 잘 살려 부른 노래도 없다. 서양음악이 유입된 후 우리나라에서 생겨난 한국 가곡이나 현재까지 불려지는 대중 가요들은 가사가 음악의 선율에 정확하게 맞지 않아 가사 전달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우리의 민요는 우리말을 우리의 선법과 장단에 맞춰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에 가사 전달이 분명하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말할 때 강세를 주는 부분이 노래에서도 강박에 해당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칠 때 민요를 많이 불러주면 좋다.

이처럼 민요라는 것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음악이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부르지 않아 아쉬웠는데 최근 들어 많은 젊은 국악인들을 중심으로 국악이 재탄생 되고 있는 현상이 반갑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옷을 입은 민요를 감상하길 추천하며 몇 곡 소개한다. 먼저 씽씽밴드의 창부타령, 청춘가, 옹헤야는 전문소리꾼의 노래와 락밴드의 반주가 만나 구성지면서도 흥겹다. 서도밴드의 뱃노래는 웅장한 밴드사운드와 보컬의 소리가 잘 어우러져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감동이 있다. 악단광칠의 난봉가와 여러 노래들은 해학과 풍자가 있어 유쾌하고 즐겁다. 

민요를 아카펠라로 부르는 토리스의 한오백년과 아리랑은 각각 봄날은 간다와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리믹스해서 불러지는데, 여러가지 면에서 익숙하면서도 생소함이 흥미로운 연주다. 

위에서 소개한 연주자들 외에도 수많은 젊은 국악인이 새로움을 가미한 국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21세기 한국음악 프로젝트라는 창작국악경연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국악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역사를 담은 음악이다.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즐겨야 한다. 한국문화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지금 더욱 그러할 때다. 

/강북교당

[2022년 9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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