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주 교무
장명주 교무

[원불교신문=장명주 교무] 구로교당엔 일원회(50대 위주 걷기명상 모임) 성지순례가 있다. 지난해 영산성지를 시작으로 올해 2기로 변산 제법성지를 다녀왔다. 이 성지순례는 재.가.인.솔에 방점을 찍었다. 순례일정은 교무진과 현지 담당 교무진들이 정하되, 모든 준비와 진행을 철저히 재가교역자가 하는 프로그램으로, 상상 그 이상의 호응과 행복이 따라왔다.

준비할 때부터 “교무님이 안 계시니 우리가 더 잘하자는 마음이었다”고 하며, 준비자나 참여자 모두 일심합력의 에너지가 순간순간 집중돼 서로 이끄는 기운들이 한 달 내내 뭉쳐졌다. 재가가 진행의 주체로 서니, 프로그램이 살아났다. 학습과 동시에 체험도 하니, 일정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교무의 소모적인 에너지가 종식되었다.

힌남노 태풍이 다가온다는 예보에, 우산부터 챙겼는데 다행히 날씨도 큰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날씨에 따라 일정도 서로 교환하고, 문답감정을 하며 융통성 있게 변경하니, 진행도 순조롭다. 전체기도와 소감나누기 시간까지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격포와 내소사까지 다 돌아보는 알뜰한 순례가 되었다. 
 

자발적인 명상과 
적극적인 참여로
새로운 사람들 함께하며
조직활동 자리잡은 일원회.

그들의 변산별곡은 변산원광선원 원장교무님과 원무님, 봉공직 교무님의 뜨거운 환영 속에서 시작됐다. 그분들이 “아무 것도 선행학습할 필요 없이 편하게 오세요”라고 말해줘 부담도 전혀 없었다. 또한 열정적으로 예초기를 하루에 3번 돌리고, 오도의 길을 다듬으며, 우리 교당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성심을 다해줬다. 

“고즈넉하고 정갈한 곳에서 정겨운 도반님들과 함께해서 행복했고, 명강의와 맛난 공양까지 몸과 마음이 두루 살찌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소음이 끊어진 곳에서 오로지 빗소리만 들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고요하고 맑은 기운을 맘껏 누렸습니다”, “오도의 길을 묵언행선하며, 바람소리, 물소리, 나뭇잎 소리까지 우주만유가 하나입니다. 제 마음 속에 들어오는 진리의 소리를 느낍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발자취 따라 걸어 본 그 길이 벌써 그립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숨결과 에너지를 느끼고 고행 끝에 이 깊은 산 속 변산까지 들어오시게 된 얘기를 들을 때면 가슴 벅참도 느꼈습니다”, “평화롭고 여유로웠습니다”라는 감상담이 이어진다. 

특히 우리 일정에 3번 참여하신 교도의 지인도 “이틀 동안 구로교당 교도님들과 행복한 동행이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어느 곳이나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전지전능하신 부처님이 굳어있는 심지에 불을 밝혀 주신 듯한 느낌이 들어 굉장히 편안하고 행복했습니다”라며 입교하겠다는 발원을 냈다.

교도들의 안전과 무탈을 위해 차량후원을 선뜻하고, 앞장서 5060으로 판을 키운 회장님도 “그 어려운 시기에 낙원세상 이루시려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습니다. 이번 순례가 자발적인 명상과 적극적인 참여로 일원회의 조직 활동이 자리를 잡고, 새로운 사람도 함께하여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한 것도 큰 성과며, 이 일원회의 힘이 우리 교당의 교화발전으로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신다. 든든했다.

“교도님들이 밀대를 달라고 하시며 법당이며 화장실 청소까지 하시고 가는 분들은 처음 뵈었습니다. 감사하고 감동입니다.” 장오성 원장교무님의 소감과, <대종경> 교의품 15장을 각색해 일원대도비 앞에서 진행한 성극에서는 변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일원대도비 앞에 돌을 찾아 새벽에 일원상을 그리며 인도한 최선각 원무님도 “재가인솔이 우리의 전망품입니다”라며 전화를 주셨다. 그렇다. 진리는 내가 주체가 되어 알아갈 때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 아닌가.

재가인솔 성지순례는 2회 만에, 평가회에서 바로 매년 전반기 후반기 2회로 실시하자고 결정되었다.

/구로교당

[2022년 10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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