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주 교무
장명주 교무

[원불교신문=장명주 교무] 인류는 이제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비대면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마다 내적 정리가 이뤄졌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종의 정답처럼 여겨지던 존재 가치들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정말 이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행복한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었고, 내 삶의 내용에 집중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일상이 됐다. 소통의 매체는 SNS로 변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SNS로 새로운 관계를 맺었다.

교당에도 새로운 교화 인사이트가 절실했다. 지난 3년간은 더욱 그랬다. 법회도 단회도 어떤 모임도 할 수 없었던 때, 교당 밴드라이브로 법회를 송출하고, 밴드의 미션 인증은 교화와 교법실행의 단초가 됐다. 5060으로 회장단과 재가교역자를 바꾸고 막 재가교역자 훈련을 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물론 기존 해왔던 프로그램에 근간을 둔). 비대면 사회에서는 속수무책. 가능한 것은 오직 각자의 일상을 존중하며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 것뿐이었다. ‘5060 신입교도들과 재가교역자 훈련을 일상에서 해보자. 각 단체의 연수도 일상에서 각자의 일상을 존중하면서 함께하는 것을 해보자.’ 결국 SNS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4종 의무 인증미션 동안 
교당 분위기는 
자연스레 법열 감돌아
올해 놀라운 결과로.

3년 전, 8월 법인의 달에 밴드미션을 4종 의무 인증하기로 시작했다. 25명이 참여했고 그 중 16명이 50대였다. 기간은 한 달.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신입교도들이 대거 참여해 학습하는 단계였다. 소논문을 쓰듯 인증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대 이상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기존교도들은 신앙수행을 점검하는 계기가 됐고, 신입교도들은 원불교 교도의 의무를 확실하게 알아가는 한 달이 됐다. 그 나날들이 좋아서 다음해엔 대각개교의 달에 한 번을 더해 두 번을 하자고 결정했다. 

2회 4종 의무 인증미션을 하는 동안 교당의 분위기는 자연스레 법열의 기운이 감돌아 서로에게 ‘좋아요·최고예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면서 법연이 소중해지고 있었다. 조금씩 실제로 각자의 일상에서 교법을 실행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직접 실천하는 교법실행. 설교의 일화가 교법실행하는 마음들로 바뀌었다. 그 놀라운 결과는 올해 나타났다.

올해 3회째 시행하고 있는 미션인증은 현재까지 총 10회째 진행 중이다. 3단계는 ‘충만’이다. 희망정진의 달, 2월엔 22일간 감사 한 줄 SNS 교화단회를 했다. 31명이 참여했고 이제 교법실행의 충만이 시작됐다. “함께 해서 행복백배! 감사천배! 행복했습니다. 인증글 올리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서로의 일상을 보면서 행복했고, 감사충만했습니다.” 아예 1년 내내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감사 한 줄을 근간으로, 4종의무·지구살리기·손으로 쓰는 법인기도·참회 한 줄·솔성요론 실행 한 줄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정진한 내용들이 많아질수록 주인의 심법이 마치 봄날 새싹처럼 돋아났다. 교단의 행사에 이제 신입교도를 막 벗어난 분들이 “제가 갈게요”하며 달려오는가 하면, 교당의 행사에 자연스레 “제가 가겠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성장했다. 교화단회 주체로 이어져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 주체가 되어 교당의 법맥이 뛴다. <정전> 솔성요론 실행 13일차인 한 교도는 13조를 실행하며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 “딸이 대학을 졸업하면 저도 직장을 그만 두고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고맙고  또 고맙다.

생명다양성재단 대표인 최재천 교수가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상으로 다른 종과 공존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us)을 말했다. 우리 교법실행이 바로 호모 심비우스다. 감사와 은혜로 충만되어 하나의 세계로 확장되어 각자의 일상이 생명공동체로 살아가는 호모 심비우스.

/구로교당

[2022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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