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수
이도하 교수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지난 9월 말에 포털사이트 다음(Daum)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다음 메일을 쓰는 모든 사람들은 새로 카카오 계정을 만들어 통합해야 했다.  

본인 명의의 스마트폰 없이는 이제 최소한의 기초생활마저 거의 불가능하다. 업무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 이제는 모두가 스마트폰의 시대, 온라인의 시대로 넘어왔음을 실감한다.

미래시대를 그려보면서, 코로나19 이전에도 필자는 ‘현실-가상-생체의 경계가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현실(오프라인)보다는 가상(온라인)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3년을 채워가는 코로나의 시대는 단지 IT 산업의 발전을 앞당긴 정도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삶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온라인 SNS라는 어마어마한 커뮤니티가 없었다면, 코로나 3년의 시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코로나19 첫해에, 많은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물었던 적이 있다. “코로나가 3년 정도 지속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AI와 온라인의 세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스스로가 얼마나 많이 변해버렸는지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인지 모른다.

종교는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교육영역만 해도 상당히 온라인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코로나19의 기세가 누그러진 올해 초부터는 많은 대학들이 다시 오프라인 수업을 중심으로 전환했지만, 수업 외의 모든 과제 제출과 의견교환도 온라인에서 진행되고, 심지어 줌을 켜두고 오프라인 수업을 한다. 온라인은 익숙함을 넘어서, 필수가 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내 업무의 70% 이상은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회의하고, 보고하고, 지시하고, 만나고, 사고, 배달시키고, 거래하고, 계획한다. 먹고, 자고, 싸는 것 말고는 다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표현에 가까워진 세상이다. 

이미 삶의 중심은 가상이다. 그리고 가상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의 시너지가 고도화되면, 서서히 현실과 가상, 그리고 생체의 결합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2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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