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영 교도 / 역삼교당
신효영 교도 / 역삼교당

[원불교신문=신효영 명예교수] 지난 10월 9일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일인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은 2005년에 국경일로 승격되었고,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어 지켜오고 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반포 서문에  한글을 만든 이유를 대략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르나, 우리의 문자가 따로 없어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려면 한자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이를 안타깝게 여겨 새로 문자를 만들어 보급하니 누구나 쉽게 배워서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하라.’

오늘날 한글은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단순하고 체계적인 문자라는 것이 많은 언어학자의 견해이며, 디지털 환경에 가장 적합한 문자임이 입증되었다. 더욱 한글이 우수한 이유는 지구상에는 약 7,000개 정도의 언어가 있지만 이를 나타내는 문자는 몇십 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한 거의 모든 글자가 그림에서 유래해 오랜 시간 변화를 거쳐 만들어졌지만 한글은 언어에 관심을 가진 왕이 연구를 거쳐 만든 유일한 문자라는 데 있다. 

이러한 한글의 창제와 우수성이 묘하게 <정전>과 대비하여 생각하게 만든다. <정전>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원불교를 만드신 이유에서부터 어떤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쉽게 밝혀 놓고 있다. <정전>의 특성을 몇 가지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한글이 정보화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문자이듯
원불교도 
미래에 가장 적합한 
종교 될 것.

첫째로 <정전>은 자주적인 경전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스스로 원을 발하시고, 스스로 정성을 다하시고, 스스로 정에 드시고, 스스로 대각을 성취하여 천만 교법의 대소 본말을 일원의 이치로써 관통하셨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 회상을 건설하시면서 그 이유를 <정전> 개교의 동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현하 과학의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사람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쇠약한 정신을 항복 받아 물질을 지배를 받게 하므로, (중략)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아,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 그 동기니라.’

둘째로 <정전>은 독창적인 경전이다. 많은 종교의 경전들은 대부분 성인의 가르침을 후에 사람들이 정리하여 만들거나 이에 대한 해석이나 주석들을 모아 놓은 것이지만 <정전>은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께서 직접 구상하고 편찬하신 독창적인 경전이다. 이에 대해 <대종경> 부촉품 3장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대종사 열반을 일년 앞두시고 (중략) 때가 급하여 이제 만전을 다하지는 못하였으나, 나의 일생 포부와 경륜이 그 대요는 이 한 권에 거의 표현되어 있나니, (후략)’ 

셋째로 <정전>은 실용적인 경전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정전> 교법의 총설을 통하여 모든 종교의 근본 되는 원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밝히시고 이를 간단히 정리하고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불교는 무상대도라 그 진리와 방편이 호대하므로 (중략) 우리는 우주 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인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사은과 수양 연구 취사의 삼학으로써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였으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이를 통합 활용하여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는 것이니라.’

미국 유타주의 브리검영대학교에서 한국학과 한국사를 가르치는 마크 피터슨 교수는 한국이 세계최초이자 최고인 것 3가지로 금속활자, 한글, 교육을 꼽았다. 올해는 576돌 한글날이었다. 앞으로 사오백년 후에는 한국의 세계 최고가 ‘원불교’가 되리라는 확신과 염원을 함께 해 본다.

/전 서울교대 총장·역삼교당

[2022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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