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앓는 악성 피부염으로 화폐상 습진(화습)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이 피부 건조와 가려움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병이라면, 습진은 진물이 나는 염증 반응을 주 증상으로 하는 질병이다. 피부 아래서 염증 반응으로 고름과 진물이 나오고, 그 진물이 터져서 딱지가 되고 딱지 밑으로 다시 진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반복된다. 

원인은 역시 모른다. 처음에는 벌레 물린 자국 같은 게 주로 무릎 아래쪽에 생겨서 몇 개로 늘어나다가 서로 연결이 되며 뭉쳐서 동전 모양을 이룬다. 그러다 병이 진행되면서 허벅지, 엉덩이, 발등, 팔 등으로 점점 부위가 넓어지고 온몸으로 번져나간다. 

유튜브에서 ‘화폐상 습진’을 검색하면 아토피의 경우와 달리 거의 한의사 채널만 나온다. 한의사가 치료를 잘해서가 아니다. 현대의학의 치료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를 계속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지도 않다.

아토피는 긁어서 상처를 내지 않는 한 진물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화습은 처음부터 진물이 나오면서 시작되는 질병이다. 아토피는 단순히 알러지 반응이지만 화습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세균이나 유해 물질을 몸 밖으로 쫓아내려는 반응이다. 혈관에서 혈장이 빠져나와 유해 물질을 쓸어내는 과정에서 진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화습이 발생하는 부위에선 딱히 외부 침입 흔적이 없다. 그렇다면 내부의 유해 물질을 배출해 내려는 반응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아토피는 피부가 접히는 안쪽이 심한 반면, 화습은 팔다리가 펴지는 바깥쪽 피부에 많이 생긴다. 그것은 팔다리 바깥쪽이 유해 물질을 배출하기 좋은 위치라서가 아닐까? 그렇다면 몸 안의 유해 물질이 무엇인지 알면 치료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그런데 아직 이것을 찾아내는 검사는 없다. 자신의 생활 습관 속에서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의사의 역할이 적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병이지만, 원인만 찾는다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2년 12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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