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갑상선 기능항진증도 여성이 다섯 배쯤 많이 걸리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양약을 쓰면 검사 수치는 낮아지지만 완치가 오래 걸리거나 완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 이 병이 생기는 근본 원인이 무엇일까? 

이 병은 갑상선호르몬(T3)이 많이 나오는 병이다. T3는 스트레스, 외상, 염증, 독소 감염 등이 있을 때 많이 나온다. T3는 세포에서 산소 소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많이 쓰게 한다. 또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고 신경계에 작용해 사고 작용과 반사 작용이 빨라지게 한다. 비상사태에 대응해 가속 페달을 밟아 몸의 엔진 가동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환자는 심장이 많이 뛰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대사작용이 빨라지니 숨이 차고 땀이 많이 난다. 정신적으로 자주 흥분하고, 심박수가 늘어나 에너지를 많이 쓰므로 체중이 감소하며, 목젖 아래 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심한 경우 눈이 돌출되는 등 외형의 변화도 일어난다. 이대로 가속 엔진을 계속 밟으면 생명을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문제는 내 몸에 외상이나 독소 감염 등 위기 상황이 없는데 가속 엔진을 밟는 것이다. 즉 현대의학적 검사로는 위기 상황이 발견되지 않는데 내 몸은 위기라 인식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이를 신호 체계상의 오류라고 보고, T3가 합성되지 않게 하는 약을 쓴다. 처음에는 약을 강하게 쓰다가 T3가 줄어들면 양 약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정상 상태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이렇게 해서 2년 정도 지나면 병이 낫기도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재발하거나, 결국 수술로 갑상선을 절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T3가 늘어나는 원인 중에 검사로 포착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스트레스다. 견디기 힘든 감정을 오랫동안 견디다 보면, 그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졌을 때, 일정 기간 이상 오래 지속됐을 때 내 몸은 위기라고 인식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1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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