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훈 교무
박세훈 교무

 

[원불교신문=박세훈 교무] 원불교 중앙총부는 원불교의 모든 행정과 교당·기관의 업무를 관장하는 총본부로서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지리적으로는 ‘전라북도 익산시 신용동 344-2’에 위치한다. 역사적으로는 소태산 대종사가 부안군 변산반도에 건립한 ‘봉래정사’에 주석하다가 1924년(원기9) 6월 1일에 익산시 마동에 있는 보광사라는 조그마한 절을 잠시 빌려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개최한 후, 제자들과 함께 익산시 부근을 답사하고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에 총부 건설기지를 정했다.

또 공간적으로는 소태산 대종사가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19년간 교법을 편 전법성지(傳法聖地)이자, 그때 건립된 교단의 역사적 건축물이 잘 보존돼 소태산과 선진들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법규연습의 측면에서 원불교 중앙총부는 어떠한 곳일까? 역사와 문화 그리고 공간적 측면의 중앙총부와 헌규에서 명시한 중앙총부는 그 느낌이 좀 다르다. 

헌규에서는 중앙총부를 조직과 운영의 측면에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第28條(중앙총부) ①본교는 교단을 총관(總管)하기 위하여 중앙총부(中央總部)를 둔다.②중앙총부에는 종법사와 수위단회, 중앙교의회, 교정원, 감찰원을 둔다.

법규연습의 측면에서 우리는 중앙총부를 ‘마음의 고향’이나 ‘전법성지’보다는 공의(公議)와 공사(公事) 그리고 공화제도(共和制度) 실현의 총본부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중앙총부에 살면서 느낀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중앙총부가 행정의 역할만 부각 된다는 부분이다.

최초의 공식 초기 경전인 <불법연구회규약>에는 “취지·규약·경전을 연습하기 위하여 교무부를 설립하고, 일과 이치를 연구하기 위하여 연구부를 설립”했다는 문구가 있다. 
초기교단에서도 중앙총부는 행정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지만, 그 행정이 삼대력을 얻기 위함임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불법연구회규약>에 불법연구회의 핵심 부서인 교무부와 연구부의 직무에 11과목 지도의 역할이 명시돼 있다.

시대가 변하고 교단이 커지면서 중앙총부의 행정적 역할이 점점 중요해져 왔다. 하지만 본래 중앙총부를 건설하게 된 목적을 반조해 본다면 그 지향점은 반드시 ‘삼대력 증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소태산 대종사의 본의가 살아 있는 중앙총부가 될 것이다.

 /수위단회사무처

[2023년 1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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