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수] 아침 8시 조조타임 아이맥스관 맨 앞.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함께 3D 안경을 쓰고,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아바타2: 물의 길> 주인공처럼 넓은 바닷속을 헤엄치다 나온 느낌이다.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실감나는 바닷속 체험에 동참해보길 권하며, <아바타2>가 보여준 메타버스의 미래를 짚어보자. 

<아바타1>에서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인간의 몸과 나비족 아바타의 몸을 오가다가, 마지막에 나비족의 몸으로 완전히 옮겨간다. 

한편 1편에서 죽음을 맞이한 악당 쿼리치 대령도, 죽은 인간의 몸에서 기억을 옮겨 나비족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몇몇 캐릭터가 인간과 아바타 사이를 옮겨 다니지만, 대부분의 주인공은 2편에서 현실-가상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을 건너 뛴) 또 다른 현실 사이에서 존재한다. 앞으로 전개될 메타버스의 미래도, 어쩌면 가상-현실의 양축이 아닌, 현실-가상-‘또 다른 현실’로 확장될 수 있다. 

‘또 다른 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상과 현실 사이에 생체는 어떻게 개입될 것인가. 
“현실은 마음이라는 VR이 보여주는 세계”라는 표현처럼, 오감 또는 에고(자아)가 그려내는 세계일 수 있다. 지난해에 개봉했던 또 다른 화제작,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도 멀티버스 스토리로, 중첩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가상-현실-생체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아바타2: 물의 길>은 지난해 12월 14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심지어 미국보다도 앞섰는데, 이는 한국이 영화강국이 됐다는 반증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국은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업계 표준”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영화 시장 규모는 세계 4위다. 한국 사람들은 1인 평균 1년간 4.37편의 영화를 본다고 하는데, 이는 통계로도 세계 1위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주연 배우들과 가장 먼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인들은 영화를 많이 볼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이 넘어서야 한다고 했던 1인치의 벽, 자막 있는 영화를 가장 잘 보는 나라도 한국이다. 인구로만 보면 일본영화 시장이 더 클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 영화는 비주류이며 관객도 아날로그적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2: 물의 길>을 통해 가족에 대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 동시에 ‘한국, 한국인, 한국문화’라는 화두를 함께 던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1월 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