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주의가 바로 지구주의
즉 세계주의를 의미한다.

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일원 2상(세계주의 상): 
원불교는 세계주의 종교다

일원의 평등주의는 ‘세계 모든 사람이 민족이나 지역이나 시간을 초월하여 평등하다’는 세계주의로 확대된다. 일원이 세계주의의 상징인 이유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서 입증된다. 

인공위성에서 바라본 지구는 완전한 일원상을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일원주의가 바로 지구주의, 즉 세계주의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원불교가 추구하는 일원의 세계주의는 ① 한 민족이나 한 국가만이 잘 살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인류가 함께 잘 살고 세계평화를 달성하려는 주의이며 ② 민족·국가·종교·사상의 대립과 투쟁을 극복하고 하나의 세계, 하나의 인류로서 평화세계·평등세계를 건설하려는 사상이고 ③ 민족이나 국경을 넘어서서 온 세계 전 인류를 한 형제, 한 이웃으로 여기는 조화의 세계를 지향한다. 이것이 우리 원불교에서 한반도에서 탄생했지만 유대인들과 같이 선민의식이나 민족주의를 표방하지 않고 세계 종교를 추구하는 이유다. 

우리는 88 서울 올림픽의 폐회식에서 ‘손에 손잡고’ 일원을 그리며 세계평화를 노래한 모습을 기억한다. 이것이 바로 일원상이 지향하는 세계주의 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하나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일원 3상(전생령주의 상): 
원불교는 전생령주의 종교다 

정적인 일원이 평등성을 상징한다면, 동적인 원은 대산종사가 말한 ‘전체주의, 대세계주의, 전생령주의’를 나타낸다. 

인간이 죽어 그 시체가 썩으면 지렁이 등이 먹고 자란다. 그러면 그 지렁이를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를 새가 먹고, 새가 똥을 싸면 그 똥을 풀이 먹고, 그 풀을 소가 먹고, 그 소를 다시 사람이 먹는다. 이와 같은 먹이 사슬에서 돌고 도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일원상이다. 

전 생령이 천상-인간-수라-아귀-축생-지옥으로 순환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도 바로 일원의 전생령주의 상이다. 

<정산종사법어> 도운편 24장에서 정산종사는 “옛날 초(楚)나라 사람이 실물을 하매, 초왕은 ‘초인이 잃으매 초인이 얻으리라’하였는데, 그 후 공자께서는 ‘사람이 잃으매 사람이 얻으리라’ 하셨고, 우리 소태산 대종사께서는‘만물이 잃으매 만물이 얻으리라’하시었나니, 이는 그 주의의 발전됨을 보이심이라. 초왕은 나라를, 공자는 인류를, 대종사는 우주 만물을 한 집안 삼으셨나니, 이가 곧 세계주의요 일원주의니라”고 말씀했다. 

불교의 육도 윤회도는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의 경계를 나타낸 일원상이다. 최근에 기독교 신부나 목사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 신자들이 애완동물의 위령제를 부탁하는 것이라고 한다. 불교나 원불교에서는 전생령주의에 의해 애완동물의 위령제를 지내는 것이 보편적이나, 기독교에서는 인간 이외의 위령제는 금기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자들은 개나 고양이를 남이 아닌 가족으로 여긴다. 그러니 신부나 목사들이 애완동물의 위령제를 지내는 것을 기피함으로써 서로 곤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된다. 일본에서는 애완동물뿐 아니라 애완 로봇의 위령제를 지내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원불교의 전생령주의가 작용하는 증거이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 중곡교당

[2023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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