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지금, 다시 메타버스는 무엇인가. 또 2020년 언급되기 시작한 초기 메타버스로부터 진화한 오늘, 메타버스의 핵심적인 특성은 무엇인가.

이번에는 지난 글에서 중(가상·현실중첩), 생(생체동기화), 공(공동창작) 즐(라이프-테인먼트)로 제시한 네 가지 특성 두 번째를 풀어보고자 한다. 메타버스의 두 번째 특성은 생체동기화다. 가상과 현실이 결합되고 양쪽에 동시에 존재하면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것이 바로 생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정의를 살펴보자.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공간(Physical=현실), 디지털적 공간(Digital=가상), 생물학적 공간(Biological=생체)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

가상과 현실에서 생체가 동기화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미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생체동기화가 진행 중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양 손에 콘트롤러를 잡고 있으면, 나의 아바타가 나의 머리와 손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해서 움직인다. 우리는 이런 것을 생체동기화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 생체동기화의 적용이 되지 않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많다. 이런 플랫폼들은 메타버스라고 부르기 어렵다. 이유가 있다. 생체 동기화가 이후 진행될 ‘첨단 라이프’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생체동기화는 이미 머리와 팔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에서 나아가, 눈동자의 움직임이나 표정을 인식하고 내 표정을 그대로 아바타에 반영한다(메타 퀘스트 프로). 그리고 나의 뇌파와 심전도를 측정해서 가상세계에 적용시키기도 하고(룩시드 링크), 전신의 움직임을 스캔해서 아바타에 연결시키기도 한다.
 

2019년 소태산갤러리가 오픈할 때, 필자는 룩시드링크를 개발한 룩시드랩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XR거울명상_나는 무엇인가’라는 영기질 기반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또한 생체동기화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콘텐츠다. 

생체동기화의 구현을 위한 기술은 여러 빅테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메타퀘스트프로가 보여주듯, 메타는 이 부문에서 상당히 선도적이다. 더구나 올해 언젠가 애플의 리얼리티 프로가 나오게 된다면, 역시 이 영역에서의 진화가 관심을 모을 것이다.

‘생체가 동기화 된다’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자. 생체동기화는 이미 예견됐던 ‘뇌로그’나 ‘마인드리딩’과 같은 파일럿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것처럼, 내 신체의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단계를 넘어, 내 머릿속 생각을 텍스트나 이미지로 보여주는 지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원불교의 일기법과도 만날 수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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