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오성 교무
장오성 교무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견성은 성리(性理), 성과 리 두 방면을 해결하여 아는 것이다. 성리란 마음과 진리이다. 성자들이나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이 두 가지를 깨달은 것이다. 진리와 마음, 이 둘을 어떻게 깨달아야 할까. 진리를 깨닫는 건 어쩐지 나와 상관없거나 어려울 것 같고, 마음을 깨닫는 건 좀 가능할 것도 같은데, 둘 중 하나만 깨달으면 되나? 마음을 먼저 깨닫고 차차 진리를 깨달아야 하는 건가?  

머리 복잡할까 싶어 먼저 답을 드려야겠다. 일단, 진리와 마음 둘 중 하나만 깨달으면 된다! 하나만 깨달으면 하나는 절로 해결되는 원 플러스 원 세트상품, 아, 아니다. 취소! 하나를 깨달으면 나머지는 같은 것임을 알게 된다고 하는 표현이 더 맞겠다. 이것과 저것이 같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에 이름이 두개 붙은 것이다! 둘을 꿰매 하나로 만든 것도 아니고, 둘을 포개놓은 것도 아니며, 밀가루 반죽 두 덩어리를 한덩어리로 만든 상태도 아니다. 그냥 하나를 놓고 진리라고도 이름붙이고 마음이라고도 이름붙이고 다른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우주에 가득한 이 텅빈 것이 진리이고 마음바탕 성품이다. 

 

언어 너머 그 지칭하는 상태
그대로가 되어야.
온전히 믿고 받아들여 보라
진리와 마음은 동일자다.

이쯤 되면 지금 아마도 머리가 무척 바쁠테지. 어디서 들은 것들을 이리저리 짜맞추며 이해하느라 복잡할거다. 이해하려 하거나 입으로만 하나다, 하나다 읊어봤자 깨닫긴 글렀다. 

언어 너머의 그 지칭하는 상태 그대로가 되어야 한다. 그냥 이걸 온전히 믿고 받아들여 보라. 진리와 마음은 동일자다! 진리와 마음은 하나다! 눈을 감고 내 머리를 우주크기로 확대해 우주머리가 되어있으라. 모든 존재는 개별 머리가 없다. 형상 없는 머리가 우주전체에 가득하게 하라. 진리와 마음이 동일한 것이니, 우주(진리)가 바로 마음이요, 머리이며, 나임을 믿으라~ 느끼라~ 받아들이라~. 온 우주에 마음이 가득한 상태, 천지여아 동일체다! 천지(天地)는 진리, 아(我)는 마음이다. 천지와 나는 하나다! 머리로 말고 그냥 믿고 우주로 온전히 뛰어들라. 이 언어를 100% 받아들이며 그대로 믿은 이는 이미 깨달음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믿음이 전부다. 믿는 순간 바로 그 자리다. 믿음으로 도달 못한 이는 다시 신분의성을 계속 하라. 믿고 행하기를 놓지 않고 두드리면 열린다! 이해하려 말고 눈앞에 훤히 드러날 때까지 위의 언어들을 계속 믿으며 두드리라. 반드시 나 여기있소, 하며 드러나게 되어있다! 전생 인연이 있는 이는 빠를 것이요, 이제 출발이면 어차피 영생이니 욕속심 낼 것 없이 뚜벅뚜벅 신분의성으로 계속 가라.  

우주적 진리와 인간적 마음이 나눠 있다고 견고히 믿고 지금껏 살아왔을 테지. 오직 인간들만이 이 둘을 구분해 진리와 인간이 다르다고 설정(착각)하고 그 개똥철학을 못 버린다. 여기까지가 나요, 저것은 진리라며 잘라지지도 않는 허공을 자르는 헛스윙을 우스꽝스럽게 계속해대면서도 ‘나 잘났다’ 목에 힘주고들 산다.

진리와 나는 같다! 아이들은 ‘이런거야’ 하면 ‘그렇구나’ 즉각 믿어 그 상태가 된다. 머리로 이해해 다 안다는 병 때문에 성자들의 말씀이 경전 속에 소외되고 박제된다. 성리란 우주만유의 본래이치(진리)와 우리의 자성원리(마음)를 해결하여 아는 것, 견성은 견성리다. 여전히 오리무중인가? 한술에 배부를 수 없을 터이니 걱정 말라. 다음 편에 계속~.

/변산원광선원

[2023년 3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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