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수족냉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손·발바닥 지압법을 많이 활용한다. 손․발바닥 한가운데를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거나, 손․발가락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면 혈액이 손·발바닥 쪽으로 더 많이 흘러가서 일시적으로 손발이 따뜻해지는 효과가 있다. 손발이 너무 차가워서 불편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그보다 좀 더 효과가 좋은 것은 호흡과 함께 지압하는 방법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멈춘 후 손·발바닥을 비빈 다음 참았던 숨을 내쉬는 것이다. 또 손·발목을 흔들어 운동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보다 심장 쪽에 더 가까운 어깨와 고관절을 돌리거나 스트레칭하는 방법도 좋다. 심장에서 말단 쪽으로 피가 잘 흐르도록 자극하는 방법들이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호흡법이다. 필자도 20대 초반까지 수족냉증이 아주 심했다. 사람들이 내 손을 잡으면 왜 이리 손이 차갑냐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다 20대 중반 좌선에 관심을 가지고 매일 선을 하니 자연 단전호흡을 많이 하게 됐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났는데 평소 호흡이 길어진 것과 손발이 따뜻해졌다는 것이다. 

그때는 하루 종일 틈만 나면  단전호흡을 하고, 수업 전 한의대 강의실에서도 꼭 잠시간 선을 하고 시작했다. 그러다 생리학 실습 시간에 호흡수를 재보니 1분에 6~8번 정도밖에 안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1분에 15~20번 정도 숨을 쉰다. 그때쯤부터 사람들에게서 손이 따뜻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필자가 어릴 때, 수도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펌프질을 해서 우물을 퍼 올려 식수로 쓰곤 했다. 이때 펌프질을 급히 여러 번 하면 힘만 들고 물은 잘 안 올라온다. 천천히 꾹꾹 눌러 펌프질을 해야 물이 잘 올라온다. 우리의 호흡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숨을 깊이 쉴 때 펌프물이 잘 올라오듯, 기의 순환이 잘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보다 단전호흡을 통한 치료가 수족냉증에 훨씬 더 근본적이고 좋은 치료법이 된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3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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