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내 몸의 스프링을 복원하는 방법은 질병의 종류와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문제가 생긴 기관이 위장이냐, 혹은 심장, 간장이냐에 따라 다른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질병과 별도로 그 사람의 체질 특성에 따라서도 방법이 달라진다. 같은 심장의 문제라도 그 사람이 소음인이냐, 소양인, 혹은 태음인이냐에 따라서다. 병의 특성과 내 몸의 특성, 두 가지를 함께 살펴서 인체의 복원력을 되살리게 된다.

현대 의학에는 질병에 대해 탄성 구간과 소성 구간을 나눠 치료하는 개념이 없다. 질병 초기, 질병 말기로는 나눠도 내 몸의 복원력을 되살린다는 생각은 없다. 약에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질병으로 진단되면 질병의 증상을 없애는 약을 쓴다. 따라서 대부분의 만성 질병은 완치돼 약을 끊는 경우가 드물다. 

예를 들어 고혈압을 진단받으면 일단 혈압약을 먹기 시작해 대체로 평생 먹는다. 일정 기간 먹으면 병이 나아 약을 끊는 것이 아니고 내 몸이 약에 의존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소성 변화를 그냥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물론 고혈압을 방치했을 때 일어날 뇌와 심장의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차선의 방법이라고 이해된다. 하지만 질병 초기까지는 되돌릴 수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좀 안타깝다.

물론 현대 의학에서도 생활 습관을 고쳐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은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체중 감량을, 당뇨병 환자에게는 식이 요법과 운동을 권한다. 그러나 스프링을 복원시키는 약은 없다. 반면 한의학은 처음부터 스프링을 복원하는 약을 쓴다. 보약이 바로 그런 개념이다. 약간의 소성 변화가 일어나는 초기에 스프링의 힘을 단단하게 보강하면 탄성력이 다시 회복된다고 본다. 

이러한 한의학적 치료를 현대인의 만성 내과 질환 초기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응급 상황에서는 현대의학의 약물이나 수술을 적용하되, 질병 초기 혹은 응급 상황이 지난 만성기에는 한약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의학과 현대의학이 서로 보완해주는 미래의학을 기대한다.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4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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