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 ‘위기 시대의 참여 영성’
심화된 불평등·불균형·차별·갈등… “종교의 힘 필요”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불평등과 불균형, 차별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종교의 힘이 필요하다는 데 뜻이 모였다. 팬데믹 동안 더욱 심각해진 전 지구적인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종교의 영성과 연대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종교인들을 비롯한 정신적·학문적 지도자들은 이 같은 통찰을 전하며, 향후 이를 종교의 참여(적인) 영성으로 해결해가자는 뜻을 모았다. 

이 같은 논의는 원불교 교정원 국제부가 8월 21~23일 개최한 2023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4회째를 맞는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이하 세계시민회의)는 그간 코로나19 가운데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올해 대면의 기쁨을 누렸다. 세계시민회의는 8월 21~22일 원불교소태산기념관과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개막식을 비롯한 여러 세션으로 진행됐고, 8월 23일은 원불교 중앙총부 전산종법사 배알 및 성지순례 등으로 이어졌다. 
 

세계 종교계와 학자, 종교 NGO 들이 함께 한 올해의 주제는 ‘함께 만드는 우리의 미래:위기 시대의 참여 영성’이다. 참가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계는 회복과 함께 전환을 필요로 한다는 데 동의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구체적인 주제로는 종교와 세계시민, 종교의 평화로운 공존, 세계시민교육이 각각의 세션과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전 지구적인 위기를 종교의 힘으로 넘어서자는 하나 된 의지는 8월 21일 개회식에서 두드러졌다. 이 자리에서 레오 르페뷔르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 공동의장(조지타운대학교)는 “우리는 민족과 종교 공동체의 분열과 불신으로 고통받는 동시에 기후변화, 오염, 생물다양성 위협으로 인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위기의 시대를 정리하며, 이를 위해서는 “종교, 정치, 문화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진정한 세계시민 실천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종교계가 세계 시민 정신을 드높이고, 자국 이기주의와 포퓰리즘을 떨쳐내며, 포용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인류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를 넘어 한자리에 모인 각 종교의 협력과 연대로도 의미가 컸다. 이와 관련, 나상호 교정원장은 “각 종교가 이념을 초월해 만나고, 협력하고 연대해 실천으로 동행하다 보면 그 안에 세계평화의 불씨가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고 축하하며 삼동윤리의 뜻을 되새겼다. 이와 관련, 이 같은 연대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로베르토 카탈라노 교수(이탈리아 소피아대학원대학교)는 “종교에 대한 가짜뉴스, 오해 등의 위협이 닥칠 때, 종교 간 대화나 협의체 등은 큰 힘이 된다. 세상에 종교의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2023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에는 주최자 나상호 교정원장을 비롯, 김성곤 종교연합 세계시민회의(ICCGC) 대회장, 레오 르페뷔르 공동의장, 팔롭 타이어리 세계불교도우의회장, 이개호 국회의원 그리고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 등이 함께했다.
 

[2023년 8월 3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