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9년(1924), 기독교 장로가 귀의하다
원기9년(1924), 소태산 대종사는 경성(서울)에서 이리를 거쳐 음력 3월 말일(31일)에 전주 완산동 곤지산 아래 전음광(全飮光)의 오두막집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불법연구회 창립발기인 7인과 모임을 가진 후 전주에서 머물렀다.
그해 6월 1일(음력 4월 29일) 진행할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십여 일 앞두고 소태산 대종사는 전주천 옆에 있는 한벽당(寒碧堂)에서 송적벽의 소개로 20여 년간 독실하게 기독교를 신앙해 온 조공진(曺工珍) 장로를 만났다. 그가 문답을 청하자 소태산 대종사는 “예수교에서도 예수의 심통(心通) 제자만 되면 나의 하는 일을 알게 될 것이요, 내게서도 나의 심통 제자만 되면 예수의 한 일을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문답을 하는 중 공진이 일어나 절하고 제자 되기를 간청하자, 소태산 대종사는 이를 허락하며 “나의 제자 된 후라도 하나님을 신봉(信奉)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져야 나의 참된 제자”라고 말했다.
제자가 된 공진은 법명을 ‘송광(頌廣)’이라 받고, 불법연구회 제2~4대 회장을 9년간 역임하며 교단 창립에 많은 역할을 했다. 그가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大阪, 대판)에 세운 불법연구회 대판지부는 교단 최초의 해외교화 시작이 됐고, 자신의 연대기 <조옥정백년사>는 초기교단의 소중한 자료가 됐다. 자녀인 만식・전권・일관이 대를 이어 전무출신의 길을 따랐다. 소태산 대종사와의 만남이 이뤄진 한벽당은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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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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