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혼자 시작했다 / 처음에는 공장에 다니다가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을 검정고시로 마친 뒤 / 사법고시도 마친 뒤 그는 항상 수줍어하며 가난한 사람 편이었다 / 슬픔 있는 곳 / 아픔 있는 곳에 / 그가 물속에 잠겨 있다가 솟아나왔다 / 푸우 물 뿜어대...
但願家家長富足 다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집집마다 풍족한 것男不啼寒女不飢 남자는 추위에 울지 않고 여자는 굶주림에 울지 않기를輕舟作商重船歸 빈 배로 장사 나간 상인은 만선으로 돌아오고大자引犢鷄哺兒 큰 소는 송아지 끌고 닭은 병아리 먹이 주기를麥穗兩기稻早熟 보리 이삭은...
一札飄然到曉時 한 장의 편지가 회오리바람처럼 도착한 새벽靑燈花落喜蛛垂 푸른 등잔 아래 꽃이 지고 기쁜 거미는 내려온다兩邊情緖誰相念 정의 실마리 둘 중에서 누가 더 그리워했는지明月慇懃知未知 밝은 달은 은근히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밤에 읊다(夜吟)'-박죽서(朴竹西...
괜 찮 다....... / 괜 찮 다....... / 괜 찮 다....... / 괜 찮 다.......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찮다....... 괜찮다........괜찮다.......괜찮다.....
枉把梅花擬美人 매화꽃을 부여잡고 미인으로 여기노니文章秋水絶纖塵 문장은 가을물 같아서 가는 먼지 하나 없고想像綠詩淸瘦骨 푸른 시를 쓰느라 맑고 야윈 몸을 생각하니弊廬風雪不知貧 쓰러진 집과 눈바람에도 가난한 줄 모르는 구나'매화를 보고(對梅花憶山郞)'-강지재당(姜只在堂...
쌓인 눈 찬바람에 아름다운 향기를토하는 것이 매화라면거친 세상 괴로운 지경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는 것이 용감한 자니라꽃으로서 매화가 된다면서리와 눈을 원망할 것이 없느니라 사람으로서 용감한 자가 된다면행운의 기회를 기다릴 것이 없느니라 무서운 겨울의 뒤에바야흐로 오는 ...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절정(絶頂)'-이육사(李陸史 1904-...
銀漏丁東夜苦長 밤은 길어서 괴로운데 물시계 치는 소리玉爐火煖繞殘香 남은 향기 감도는 따뜻하고 소중한 화로依依曙色生窓戶 어렴풋한 새벽빛이 창문에서 밝아오지만鷄則悲鳴月出光 닭 우는 소리 아니고 달이 솟는 빛이로다'겨울밤(冬夜)'-김삼의당(金三宜堂 1769- 1823 조...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
淸夜汲淸水 맑은 밤에 청수를 길으니明月湧金井 밝은 달이 우물에서 솟아올라無語立欄干 말없이 우물의 난간에 서면風動梧桐影 바람이 오동나무 그림자를 흔드누나'달밤에 물을 긷다(淸夜汲水)'-김삼의당(金三宜堂 1769-1823 조선 후기의 시인)김삼의당의 본관은 김해, 사관...
북쪽은 고향그 북쪽은 여인이 팔려간 나라머언 산맥에 바람이 얼어붙을 때다시 풀릴 때시름 많은 북쪽 하늘에 마음은 눈감을 줄 모른다'북쪽'-이용악(李庸岳 1914- 1971 시인) 이용악은 함북 경성 출신으로 도쿄 조치대학 신문학과를 고학으로 졸업하였다. 그는 일제의...
長城築杵殷勃碣 魚遊歌聲何嗚咽 良人西去不復返 仰天一哭長城裂 長城可崩海可후 石上行跡如昨日 我來千秋訪古臺 靈宮丹碧跨崔嵬 出門西望還一笑 祖龍而今安在哉발해 갈석에 긴 성을 쌓느라 요란하더니 / 어유가의 소리가 어째서 통곡소리인가 /낭군은 서쪽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고 / 하늘을 ...
내가 손을 내밀면 내 손에 와 고운 햇살 내가 볼을 내밀면 내 볼에 와 다순 햇살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자꾸자꾸 자라나 다람쥐 꼬리만큼은 자라나 내 목에 와 감기면 누이가 짜준 목도리가 되고 내 입술에 와 닿으면 어머니가 씹어주고는 했던 사각사각 베어 먹고 싶은 빨간 ...
坐愛綠槐樹 가만히 앉아 푸른 홰나무를 보노라니淸佳勝賞花 맑고 아름다워 꽃을 보는 것보다 좋구나井欄君莫掃 우물 난간에서 그대는 쓸어내지 말라秋葉落來多 가을 나뭇잎이 떨어져 참으로 수북하구나'돌우물에 진 홰나무 잎(石井落槐)'-홍길주(洪吉周 1786~1841 조선후기의...
흰 달빛자하문달안개물소리대웅전큰 보살바람 소리솔 소리범영루뜬 그림자흐는히젖는데흰 달빛자하문바람 소리물소리'불국사(佛國寺)'- 박목월...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 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 내어 깔깔...
地幷湖南활 땅은 호남과 어울려서 활짝 트였고天連海口靑 하늘은 바다의 어귀와 이어져 푸르구나稻煙千舶暗 볏짚 태운 연기로 천척의 배가 어슴푸레하고魚氣萬廚腥 고기 냄새로 집집마다 부엌이 비릿하네辛苦皆官稅 고생한 끝에 얻은 것 다 관청의 세금으로 내고喧전半市聲 저리도 소란스러...
羈鳥棲未定 나그네새 아직 둥지를 정하지 못하여難爲一枝安 하나의 가지에서도 안식을 얻기 어려워라 林月初生影 숲에서 지금 막 생긴 달이 그림자를 던지면서纖細掛雲端 구름 가장자리에 섬세하게 걸려있네流光入懷袖 흐르는 빛이 소매 속으로 스며들고中宵覺微寒 밤 깊어 으스스 추위가 ...
평양을 찾아 와도 평양성엔 사람이 없다 /대동강 언덕길에는 왕닷새 베치마 적삼에 소식(蘇式) 장총을 메고 잡혀 오는 여자 빨치산이 하나 /스탈린 거리 잎 지는 가로수 밑에 앉아 외로운 나그네처럼 갈 곳이 없다 /십년 전 옛날 평원선 철로 닦을 무렵 내 원산에서 길 떠나...
絶頂登臨步武輕 산정에 올라 보니 발걸음 굳세고 가벼워戒昏鐘報氣全淸 저녁을 알리는 종소리 들으니 기분이 상쾌하구나崖松隔水無風響 물 건너 벼랑에 선 소나무에 바람소리 하나 없고嶺月棲창盡夜明 고개에 걸린 달은 창에 깃들어 밤새도록 밝도다竹체寒霜吟外態 대나무 계단 차가운 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