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길튼 교무
방길튼 교무

[원불교신문=방길튼 교무] ‘부모 보은의 강령’은 “무자력할 때에 피은된 도(道)를 보아서 힘 미치는 대로 무자력한 사람에게 보호를 주는 것”이다. 무자력할 때에 피은된 도가 일원상의 부모로 부모은(父母恩)이다. 즉 ‘무자력자 보호의 도(道)’의 드러남을 부모은이라 하는 것이다. 

부모은은 무자력할 때 자력을 얻도록 힘이 되는 관계의 총체로, 낳아주신 친부모뿐만 아니라 길러주고 가르쳐주신 양부모 은부모 등 모든 부모역할을 총칭한다. 무자력할 때에 보호를 주는 모든 존재가 사은의 부모로, 이러한 ‘무자력자 보호의 도’를 실행하면 부모은에 대한 보은자가 되는 동시에 자신도 무자력자를 보호하는 세상의 부모가 되는 것이다.

부모은은 일원상의 진리가 부모 역할로 드러나는 은혜이다. 즉 청정한 일원상 자리에서 드러나는 무자력자 보호의 도로써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는 ‘부모 피은’의 작용이다. 즉 낳아준 생은(生恩), 길러준 육은(育恩), 가르쳐준 교은(敎恩)은 부모은의 본원인 일원상 자리에서 드러나는 작용이다.

부모은은 ‘무자력자 보호의 도’를 발현하는 일원상의 작용으로, 즉 청정한 지혜로 대할 때 발현되는 은혜이다. 이러할 때 부모로부터 은혜 입은 피은을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다. 이 지점이 ‘부모은’의 핵심이다. 부모 피은은 부모가 아니면 태어날 수도 없고, 절대적 양육과 보호를 주는 부모가 아니면 커갈 수도 없고, 인도의 대의를 교육 받을 수도 없다는 당연한 사실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는 인연은 다 부모인 것이다. 

부모은은 방치되고 가해하는 어두운 면에 국한된 부모가 아니라, 청정한 지혜로 볼 때에 친부모를 비롯하여 모든 관계 속에서 낳아주고 길러주고 보호해 주고 가르쳐주는 부모역할의 총체이다. 즉 마음이 청정하여 선악업보가 끊어져야 선악업보에서도 힘 미치는 대로 보호해 주는 부모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청정지혜에서 드러나는 부모 역할은 은혜의 화현이다.

결국 부모은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부모역할을 해 준 모든 존재가 힘 미치는 만큼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내 기대만큼 호응해야 은혜이고 내 욕망에 부응되는 도움이어야 은혜인 것이 아니라, 부모역할을 하는 모든 관계로부터 힘 미치는 그 만큼 도움 받은 사실이 곧 부모 피은임을 각성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는 유한자이다. 우리는 무자력할 때 부모의 유한한 도움 속에서 힘 미치는 대로 길러지고 가르쳐지고 성장한 것이다. 만일 힘 미치는 만큼 피은 된 사실을 모르고 부모를 원망하면 일체 관계에 장애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 보은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텅 비어 고요한 일원상 자리에서 드러나는 부모 피은의 도를 체받아야 한다. 그리하여 무자력할 때 피은된 도를 따라 힘 미치는 대로 무자력자를 보호하여 세상의 부모가 되자는 것이다. 즉 자타의 국한을 초월한 일원상 자리에서 드러나는 ‘무자력자 보호의 도’를 따라 힘 미치는 대로 무자력자를 보호하자는 것이다.

/나주교당

[2020년 6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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