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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병관 교사]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이들은 오른팔을 들고 나를 향해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리고 "하브루타! 하브루타!" 하며 수차례 소리치고서야 조용해진다. 아이들이 수업에 들어오는 나를 반기는 인사다. 나의 수업은 짝꿍과 대화하듯 서로 문답하며 활동하는 방식인데, 이런 활동수업을 '하브루타 수업'이라 부른다. 하브루타는 히브리어로 '친구, 동반자'라는 의미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가정에서 아이들을 양육할 때 사용하는 '유대인 전통 교육법'이다. 내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올
교사수첩
김병관 교사
2018.05.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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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병관 교사] 올해는 세월호 참사 4주기 해이다. 나는 4년 전 지난 16일, 차가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활동을 준비했다.우리 학교 도서관은 새 단장을 하느라 아직은 빈 공간이 있다. 나는 그곳에서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노란 리본을 만들고, 추모하는 편지쓰기 활동을 했다.점심 시간을 활용해 실시하는 활동이라 참여자가 없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그런데 4교시 수업 종료 차임벨 소리와 함께 우사인 볼트보다도 빠르게 급식소를 향해 뛰어가는 아이들은 고맙게도 도서관으로 달려왔다
교사수첩
김병관 교사
2018.04.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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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서인숙 교도] 어린이집 출근 후, 아이들을 맞이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아이들의 컨디션과 기분을 살피고, 몸에 혹시 다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학기가 되면 항상 교사의 '바라기'가 생긴다. 내가 임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분리가 되어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행동이다. 그런 아이들은 교사에게 꼭 붙어서 교사의 CCTV가 된다. 올해는 만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생겼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교실에서 엉덩이만 뗐다하면 우는 아이가 있
교사수첩
원불교신문
2018.03.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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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일, 나는 홀로 2학년 학년실에 앉아 1년 동안 지내온 일들을 떠올리며 '교사는 무엇으로 살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2주 전이었다. 이른 아침에 학교 4층 복도를 지나는데, "안녕하세요" 하고 한 학생이 인사를 했다. 우리 반 희경이었다. 나는 내심 놀라고 기뻤다.희경이는 올해 2학년 부장을 맡아 쌍둥이 언니와 함께 학교에 일찍 온다. 희경이의 언니 은경이는 1학년 때 내가 담임을 맡았고 동아리 활동도 같이 하고 있어 친근한데, 희경이는 솔직히 말을 붙이기가 어렵다. 평소 아침 일찍 복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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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수 교사
2018.02.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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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김예진 교도] 따르릉~ "감사합니다. 예문여고입니다." "저, 김 선생님 좀 바꿔 주세요. 저는 졸업생인데 사법고시에 방금 합격해서 연락했어요." 순간 당황스러웠다. 사법고시 합격이라니. 내가 1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그 아이는 빈혈이 있어 얼굴이 늘 창백했다. 수업시간에도 말 한마디 없이 앉아 있던 소극적이고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아이었다. 늘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생각만 하다 무엇 하나 제대로 도와주지 못해 안쓰러워했던 아이다.그 아이가 설마… 너무 믿어지지 않아서 장난인가 싶었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2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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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교도
2018.0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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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느덧 다 지나간다. 얼마 남지 않은 달력을 보며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는 반성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요즘 학교는 추수철 농가처럼 바쁘다. 기말고사 성적처리며 상급학교 진학준비에 정신없다. 일에 묻혀 있다가 고개를 들면 문득 한 해가 간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조금씩 달라지면서 세월이 간다.숨 한번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이 인생이듯 학교에서의 한 생은 3월 개학으로 시작해서 다음해 2월 종업식으로 지나간다. 30년 동안 똑같이 봄이 오고 가을이 가지만 농사짓는 법이 달라지고 농사짓는 사람이 달라지듯 학교도
교사수첩
권오윤
2017.12.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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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원불교 달력을 떼어내니 "지금 세상은 과학 문명의 발달을 따라 날로 욕심이 치성하므로 마음공부가 아니면 이 욕심을 항복 받을 수 없나니라"의 말씀이 있었다. 또한 100여 년 전 개교의 동기에서도 과학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사람의 정신이 점점 쇠약해짐을 예견하고 사실적 도덕훈련을 강조하고 있었다.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바른 인성을 겸비한 창의융합형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도덕과에서는 ‘도덕함’을 강조한다. 도덕함(doing)은 인간의 도덕적 삶이 아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실천 즉, 자신의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교사수첩
장정화
2017.11.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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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일이다. 학교를 옮기고 첫해에 3학년 담임을 맡았다. 그 때 만난 태호의 어머니와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다. 처음 만났을 때 태호 어머니는 자율형사립고 컨설팅을 위해 학원에 가야하는데 담임인 내가 학교생활기록부를 빨리 안 준다고 원망을 했다. 전화로 통화했을 때는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느껴졌다. 직접 학교에 찾아와서 대화를 나눠보니 어머니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읽혀져서 처음의 원망하던 마음이 사라졌다.어머니와 태호의 노력과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태호는 지원한 학교(자사고)에서 떨어졌다. 태호와 어머니는 속상했을지 모
교사수첩
최정순
2017.09.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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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는 처음부터 눈에 띄었다. 3월 초 담임이 돼 교실에 들어갔을 때, 실내인데도 장난스럽게 우산을 펼쳐 쓰고 있었다. "이 아이는 자기를 봐 달라고 표현하는 거구나"라고 짐작했다. 여드름이 듬성듬성한 얼굴로 자신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며 교사의 관심을 받고 싶은 아이였다.딱 봐도 모범생 쪽은 아닌 듯 보이지만 나의 직업병적 선입견은 접어 두고 종수가 임시반장을 희망하니 시키게 됐다. 종수가 자신감을 얻고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격려를 하였으나, 아쉽게도 선거에서 반장이 되지 못했다.그것에 실망해서인지, 이후 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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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2017.07.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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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부임지는 경남 김해 무척산 아래 자리한 시골 중학교였다. 총 여섯 개 학급으로 전교생이라야 고작 200명도 되지 않는 소규모 중학교. 1980년도 중반 첫 3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한 칸 사택에 거주하며 신나는 교직 생활이 시작됐다.그해 4월1일 이른 아침,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 보니 반장 녀석이 교문 밖에 손님이 찾아왔다고 전한다. 부리나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교문을 향해 달리는데 반장을 비롯한 일찍 등교한 녀석들이 웃으며 날 쳐다본다.교실 쪽으로 돌아와 "야, 반장 아무도 없던데?"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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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2017.06.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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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두 아이 이야기다. 어린이집은 입소순위의 원칙으로 아이를 받는데 두 아이 모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어 입소하게 됐다.4살인 남자아이는 아주 잘생기고 활동적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폭력적이어서 감당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교구장에 올라가거나 친구를 때리는 등 아찔한 순간들이 펼쳐졌다. 특히 교사가 제지를 한다고 팔을 붙잡기라도 하면 아주 오버하며 일부러 뒤로 넘어지는데 우리는 그 모습을 오노 액션(당시 스케이트 시합에서 헐리우드액션을 펼친 선수를 빗댄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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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원장
2017.05.0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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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방송실은 분주하다. 오프닝 음악이 흐르고 선생님과 인성교육 방송부원의 오프닝 멘트에 이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뀝니다"고 귀공자인성방송이 울려 퍼지면 왁자지껄하던 교정과 복도는 일순 고요해진다. 담임선생님과 함께 유·무념 대조에 이어 다짐 한마디를 정성스럽게 기록하며, 오늘도'희망차고 멋진 나'를 가꾸어간다.질풍노도의 청소년기인 고등학교 2학년 '쉽게 짜증내는 나를 반성하게 하는 귀공자 노트는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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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전수 교사
2017.04.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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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근무하면 가슴 아프고 불행한 아이들의 사연이 많다. 7년 전에 6살 남자아이가 입학했는데, 상담 당시 엄마의 건강이 매우 안 좋아 보였다. 몇 개월 뒤 위독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네살배기 여동생을 맡길 곳이 없다고 아버지가 유치원에서 한 달간 봐주기를 원했다. 부득이 교무실에서 내가 데리고 있으면서 보게 됐다.아이는 너무 예뻤고 사랑스러웠다. 그러나 엄마가 셋째인 이 아이를 낳은 후 암 판정을 받고 치료받느라 돌보질 못해 또래보다 발달이 매우 늦었다. 교무님과 교사, 조리사, 기사까지도 그 아이를 많이 예뻐
교사수첩
김경희 원장
2017.03.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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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가 되기 전에 내가 원불교에 대해 아는 건 두어 가지 인상이 전부였다. 부처님 대신 둥그런 원 앞에 절하고, 하얀 저고리 검정 치마에 쪽머리를 한, 정말 눈에 띄는 차림의 성직자가 있다는 것 정도다.그러던 내가 원불교를 만나게 된 것은 정전마음대조공부를 통해서였다. 공부를 하면서 이렇게 좋은 가르침을 준 대종사님을 평생의 이정표로 삼아 살아간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삶이 될까 싶어 입교를 결심하게 됐다.나는 마음공부를 하기 전에 딱 두 사람의 교도를 만났는데, 그 두 사람이 내 마음에 원불교에 대한 고운 밑그림을 물들여주
교사수첩
공현옥 교사
2016.11.18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