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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의 산실 불갑사, 인도 공주의 사랑이 담긴 참식나무 숲, 굽이굽이 고즈넉한 숲쟁이 고개, 기독교인의 피가 뿌려진 순교지. 그렇게 천년 역사의 흔적 속에 자리한 원불교 영산성지 노루목 대각터. 첫 여정 길은 그곳 전남영광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손도 발도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는 것 같은 매서운 추위가 잠시 햇살 한줌을 내어주는 오후, 들도 산도 흰빛이다. 그 들판 사이로 햇살 받은 소나무에서 잔잔한 흰 눈 꽃송이가 내린다.법성포 불교전래지 먼저 법성포로 향했다. 옛 포구로 입항하는 첫머리였던 작은 '목냉기' 소항월
길에서 길을 묻다
이여원 기자
2011.02.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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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성지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사무소에 도착하면 대각전 앞으로 펼쳐진 정관평을 바라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가꾸어 가는 보은강 연지(蓮池)를 지나 여름에는 녹음으로 짙어 가는 모습과 가을에는 노란 황금 들녘으로 변해 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소태산 대종사의 십상 중...
길에서 길을 묻다
김형진 교무
2009.11.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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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목'1916년(원기 원년) 4월28일 이른 아침.26세의 청년 대종사가 오랜 구도 끝에 일원의 진리를 깨달은 곳이다.노루의 목을 뜻하는 장항대각의 장소는 길용리에서 선진포로 가는 작은 오솔길에 위치하고 있다. 노루목을 넘어가는 작은 고개 윗부분에는 고인돌 2기...
길에서 길을 묻다
김형진 교무
2009.09.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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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靈山)원불교 근원성지인 '영산'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성지순례를 오는 교도와 일반 순례객들이 영산을 방문하면 꼭 물어 보는 질문 중의 하나다.영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불교에서 찾을 수 있다. 영산이라는 뜻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머물던 영취산(靈鷲山)을 말하며, ...
길에서 길을 묻다
김형진 교무
2009.08.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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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으로 이름나 있는 전북의 변산반도는 굽이굽이 아름다운 곳이다. 산들이 적송으로 덮여 산뜻한데, 들판을 달리는 드라이브코스가 아늑하고, 낙조에 붉게 물든 드넓은 바다가 곱기만 하다. 이들 산과 뭍과 바다의 산물이 풍성하여 삼풍으로 불리는 곳, 그 공원 안에 원불교...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7.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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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위치한 원불교중앙총부 일대는 새 회상(會上)의 전법성지(轉法聖地)이다. 대종사의 구세경륜, 곧 온세상 뭇생령을 건질 법바퀴가 새롭게 굴러 천지에 밝은 광명이 되는 인류도덕의 고향이다. 1924년(원기 9) 암울했던 일제하에서 어렵게 성지를 개척하여 85년의 역사...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6.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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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영웅을 낳고 성인도 시대따라 난다고 했던가. 어둠이 짙을수록 별빛이 더욱 영롱해지듯, 악한 시대를 만나 생민이 도탄에 빠질 때 이를 자각하고 구제하는 손길을 내미는 것이 성인이다. 그러므로 한 인간의 깨달음은 역사를 바꾼다. 시대와 사회를 건지는 경륜이 그로부터...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5.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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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은 일찍이 개명한 땅이다. 멀리 백제시대의 노래 '정읍사'가 있어 전주 저자에 간 낭군을 사모하는 아낙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온다면, 근래에는 동학농민들이 혁명가를 외쳐 변화된 시대상을 유감없이 드러내던 곳이다. 그곳, 북면 화해리에 만남의 땅 화해제우지(花海際遇...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3.1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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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꽃 사이에 연화봉 초당터를 알리는 표석이 오똑하게 서있다. 전라북도 고창군 심원면 연화리.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린 범산 종사가 지팡이에 의지하여 사방을 둘러보는 시선을 따라 산세가 정겹게 다가온다. 연화봉은 선운사가 자리한 선운산의 서북쪽 자락이다. 북쪽으로 국립...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2.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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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진 원기 93년(2008) 10월12일 오후, 옥녀봉 서쪽 언덕길에서 범산종사님(凡山 李空田)이 걸음을 멈춘다. 한쪽 겨드랑이에 팔을 끼어 안내하던 나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들어하는 종사님을 조금 쉬도록 해드리려고 앉을 자리를 찾는데, 연신 솔밭 저편을 바라다보며 높은 곳으로 옮긴다.아차 싶어, 앞이 트인 곳을 찾아 솔가지를 제쳐드리니, 종사님은 등산용 스틱에 몸을 의지하여 망부석처럼 앞을 응시한다. 어느새 눈시울이 촉촉해진 종사님을 보면서 일행이 경건해지는데, 도수 높은 종사님의 안경 너머로 황금 들녘이 펼쳐져 있다
길에서 길을 묻다
양현수 교무
2009.01.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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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가족의 여행이라 즐거움과 뿌듯함이 앞서김도원 교도가 작년 12월20일 가족과 함께 영산성지를 순례하고 글을 보내왔다. 김 교도는 "작년 여름 청년회 일원으로 기도결제를 했는데, 가족과 함께 한 성지순례는 또 다른 감회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들 가족은 성지를 순례하면서 한 해를 되돌아보고 가족들의 건승을 기원했다. 지난 여름 교당의 청년들과 함께 법인절을 맞아 "성자의 혼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으로 구간도실터에서 기도결제를 하고 구인 기도봉에 나누어 올라가 일시에 기도식을 거행하였던 영산성지를 다시 찾았을 때는 겨울치고는 거의
길에서 길을 묻다
김도원 교도
2009.01.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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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이므로 꽤나 시간이 지난 일이 됐다. 이날 영산출장소 김형진 교무가 대종사의 귀영바위 집터를 고증하는 일을 시도했다. 고증작업에는 원불교 초기교단사를 집필했던 주산 박용덕(60)교무를 포함해, 선산 이선우(88) 오타원 임선양 (86) 법산 이백철(82) 시산 김정관(78) 석산 한정석(77) 원로교무가 참여했다. 또 이 마을에 사는 박용근(74)씨도 와서 중요한 증언을 했다. 박씨는 대종사의 사촌동생 박동철씨의 아들로 대종사 조부와 증조부 묘를 관리하고 있다. 그는 길용리에 남아있는 대종사의 유일한 친척이다.10년 후
길에서 길을 묻다
이진석 기자
2008.11.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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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누워있다." 전북 익산의 함라산은 흐르는 강물을 보며 팔을 괴고 비스듬히 누워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누워있는 용(龍)이다. 금강 건너편에 앉아 산 모양을 그려보라면 부처님의 열반상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고분군이 있는 익산군 웅포면 입점리 새터마을 뒷산에다 부처님의 발을 그리고 숭림사 절 쪽에는 팔을 괴고 누워있는 부처님의 모습을 그린다.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에 떠밀려 왔다가 떠밀려 가는 중생들을 그윽하게 응시하며 누워있는 산.산의 발쪽에 고분군이 밀집되어 있다. 산의 머리쪽에는 절이 있다. 누워있는 산의 방향을 따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10.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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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창을 내겠소 / 밭이 한참갈이 / 괭이로 파고 / 호미론 풀을 매지요 /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 새 노래는 공으로 들...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8.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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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은 에 처음 등장한다. 말의귀와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책은 "진안현에 마이산이 있다"면서 이와함께 "신라에서는 서다산(西多山)이라 부른다"고...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8.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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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두 번째 비상 시국미사를 하던 날이었다. 이 날 저녁에 미사를 마치고 거리 행진을 하던 수녀들의 손...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7.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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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의 일화부터 이야기 하자. 박용덕 교무의 책에 따르면 대종사는 불법연구회 창립 총회 십여일 전에 한벽당에서 송적벽의 소개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조공진 장로를 만난다. 공진은 나중에 송광이라는 법명을 갖게 된다. 대종사가 송광에게 왼손을 들어 오른손 손가락 끝을 ...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6.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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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공주님은 / 남몰래 정을 통해 두고 / 맛둥방(서동)을 /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에 나오는 ‘서동요'이다. 서동요는 누구나에게나 가슴설레이는 이야기다. 얼마나 많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서동의 모험담을 읽고 꿈과 희망을 키웠겠나. 홀어머니와 함께 마나 캐며 보내던 촌놈이 머나먼 이국 땅의 공주를 꼬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5.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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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의 생각(5) 고운 최치원이 지팡이로 썼다는 ‘쌍계석문(雙磎石門)’. 쌍계사의 산문이다. 이 글을 쓴 고운은 청학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쌍계사 안의 다리 이름에 청학교가 있고, 바위 이름에는 환학대가 있다 ‘정좌처다반향초(靜坐處茶半香初) 묘용시수류화개(妙用時水流花開)’라는 선귀가 있다. 이 시를 두고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5.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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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죄를 짊어지고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이원규 시인이 피리 대신 깃대를 들었다. 점심식사후 행렬은 두배로 늘어났다. 3월 19일 홍현두 교무가 걷고 있는 종교인 도보순례 길을 따라 나섰다. 37일째 되는 순례 날이다. 출발지는 대구시 다사읍 문산리 중마 나루터였다. 중마 나루터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나루터에 이름만 걸어놓은 동네다. 나루터의 정경
길에서 길을 묻다
원불교신문
2008.03.28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