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산종법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순방길에 나선다. 오는 6월 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미국을 차례로 살필 35박 37일의 일정이다. 보좌진을 중심으로 최소 인원으로 꾸려진 종법사 일행은 프랑스 파리교당과 유럽무시선한울안공동체에서 교도 훈증과 문답감정을 가진 후, 독일로 넘어가 쾰른교당과 베를린교당 그리고 레겐스부르크교당과 프랑크푸르트교당 등을 차례로 돌며 현지 교화를 독려하고 교도들과 문답감정법회를 가지며 새로운 교화활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6월 21일부터 시작될 미국순방 일정은 미국총부 출범과
사설
원불교신문
2023.05.29 16:43
-
청백리는 옛날 관료들의 표상이었다. 자기 이익을 따지기에 앞서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곧은 심지가 세상을 바로 세웠기 때문이다.정갑손은 세종이 중용한 인물로, 공과 사의 구분이 뚜렷하고 청렴해 곧은 관리로 이름이 높았다. 그가 함경도 관찰사로 재임할 때의 일이다. 조정의 부름을 받아 한 달간 한양을 다녀왔는데, 그사이 향시가 치러져 그의 셋째 아들이 장원 급제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정갑손은 즉각 향시 출제위원들을 불러서 셋째 아들의 합격을 취소시켰다. 물론 출제위원들은 ‘채점은 공정했고, 장원 자격이 충분했다’며 항변했지만, 그는
사설
원불교신문
2023.05.16 13:20
-
4월의 기쁨이 천지를 수놓았다.잠잠하던 대자연이 다시 일어서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분주해졌으며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대지 위로 쏟아져 나왔다. 천지에 이처럼 복잡하고 분주한 달은 없을 것이다. 이때를 맞춰 새 시대 새 성자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이뤘으니, 아마 대지의 기운과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될 무위자연의 시기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원불교의 4월은 그 어느 때보다 은혜롭고 기쁨이 가득하다. 하지만 지금 세상, 물욕에 찌든 인간 중심의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족해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마음의 가난은 깊어져 원망의 병이
사설
원불교신문
2023.05.03 16:28
-
원불교의 4월은 희망차다.대지의 4월이 온천지에 꽃봉오리를 피워 기쁨으로 물들인다면, 원불교의 4월은 새 시대 새 성자 소태산의 깨달음을 찬양하기 위해 한껏 흥분한다. 4월 1일 소태산이 깨달음을 얻은 영광 길룡리 대각지의 천여래등 점등을 시작으로 깨달음의 축제는 5월 5일까지 35일간 원불교열린날을 기념하는 봉축의 대장정을 펼친다. 올해는 긴긴 코로나19 엔데믹이 본격 시작되면서 모처럼 볼 거리 즐길 거리를 가득 담은 행사들로 풍성해졌다. 그중 4월 21일부터 일주일간 익산성지를 중심으로 펼치는 깨달음 축제는 교도들과 시민들이 함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26 09:54
-
원불교에는 늘 웃음이 있다. 둥근 원상이 웃음과 닮아있고, 은혜로운 삶과 감사생활로 살아가기에 웃음이 절로 흘러넘친다. 종교인들 중 원불교 사람들만큼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원불교 사람들이 낀 자리에는 늘 웃음이 머물고 화합이 잘 된다는 평이다.인류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을 꼽는다면 ‘웃음’이라 할 수 있다. 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웃음꽃이고, 소리 중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웃음소리며, 보따리 중에 가장 가벼운 보따리는 웃음보따리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웃음이 보약보다 낫다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19 11:52
-
물질개벽의 속도가 빠르다 못해 걱정스럽다. 축지법보다 더 빠른 교통의 발달은 옛말이 되었고, 천리를 내다보고 들을 수 있는 통신의 눈부신 발달은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인간의 고유물이던 학습과 상상까지도 인공지능이 척척 대행해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되면서 자칫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하지 않을까 두려워지는 시대다.물론 물질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혜택은 크다. 적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를 챙겨주고, 수고스러움을 덜어내면서도 더욱 편리해진 문명은 사람들에게 훨씬 여유로운 삶을 선사했다. 하루 종일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11 16:30
-
세상에 생명보다 더 아름답고 귀한 건 없다.이건 꼭 사람의 목숨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금수초목들 역시 귀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그 존재의 이유 역시 빠트릴 것이 없다. 특히 3월의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어린 생명들은 경이로운 기적이다. 간혹, 때를 잘못 만난 꽃들이 봄을 시샘하는 추위에 뚝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봄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시심(詩心)을 일으킨다.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봄을 잔혹하게 만든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인간들의 탐욕과 잔혹함은 언제나 젊은 생명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권력을 유지해 왔
사설
원불교신문
2023.04.05 16:26
-
욕심으로 가득 찬 세계경제가 삐걱 거리고 있다.세계공황이니, 경기침체니, 하는 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와 신문을 채우고, 이에 따라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하루하루도 불안의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빌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했듯이, 현대인들에게 경제는 필수불가결의 생존원칙이 된지 오래다. 특히 급박하게 발전하는 물질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데도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동안 인터넷에 기반한 SNS의 범람도 혼란스러운데, 이제 인공지능에 기반한 챗GPT가 인류문명을 새롭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여 기대 반 걱정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27 21:17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연일 화제다.스스로 신을 자처하며 일탈의 길을 걷는 종교인에게 쏟아지는 질타가 종교계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다. 특히 꿈꾸는 청춘들을 타깃 삼아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종교인들의 행태는 분노심 마저 자극한다. 이런 사건이 근자에 있었던 일이고, 또 지금도 종교란 이름으로 은밀히 혹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지 않은지 둘러봐야 할 것 같다. 100여 년 전, 소태산 당대에도 혹세무민하는 종교들로 인해 꽤나 시끄러웠던 것 같다. 그 내용이 대종경 실시품 14장에 담겨있다. ‘당시의 신흥종교들 가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23 10:31
-
SNS가 활성화 되면서 전화 벨소리가 많이 줄었다.문자 위주의 소통이 서로 간에 부담이 없고 자기 표현에도 자유로움이 있기에, 이젠 기성세대들도 목소리로 통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전화가 일반화되면서 왕래하던 서신이 줄더니,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일상의 전화 통화마저 짧은 문자로 대체되는 현실이 조금 아쉽긴 하다.“엄마, 돈.” 철없는 아들의 짧은 전화에 부모는 픽 웃고 만다. 그래도 목소리로 잘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한결 안심이 된다. “너희들 잘 있으면 됐다. 나는 아무 걱정 마라.” 부모의 자비심은 늘 이렇게 철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16 09:57
-
소태산 대종사 말씀하셨다.“이 회상을 창립하는 데에 길이 많으나, 그 첫째는 정신과 육신을 전무출신함이요.”(대종경 교단품 34) 전무출신의 떳떳한 길을 밝혀주셨다. 정산종사 또한 “학식이 적고 인물이 출중하지 못하여 비록 하급의 직을 가지고 평생을 지내더라도 대중을 위하고 도를 위하여 낙도하는 마음이 쉬지 않는다면 그는 큰 도인이요 참 전무출신”(정산종사법어 공도편 12)이라 일렀다. 대산종사는 “나는 생사를 넘나드는 경계에 처해서도 세 가지 큰 기쁨으로 살았나니, … 셋째는 전무출신을 서원하여 일체 생령에게 심신을 바친 기쁨이니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09 11:47
-
교단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거진출진단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혁신위가 내놓은 수위단회 구성안에 따르면, 재가교도를 대표하는 ‘거진출진단’을 구성해 지도체제의 한 축으로 삼고 교정에 참여할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재가교도를 대표하는 수위단원을 재가들이 직접 선출하겠다는 안도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더 나아가, 이들 재가 수위단원들이 항단장이 되어 거진출진을 직접 지도하는 모양새다. 재가교도는 거진출진단으로 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출가교도는 전무출신단으로 지도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재가와 출가가 동등한 이단치교의 ‘별도’ 지도체제를 만
사설
원불교신문
2023.03.03 09:39
-
교단 혁신의 시간이 1년여 지나고 있다. 지난해 1월 전무출신 인사 이후 위원구성, 출가교역자 대상 공청회, 이어진 재가교도 대상 공청회 등으로 산통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올해부터 수위단원 연찬회를 비롯 출가교화단에서는 혁신과제를 주제로 다양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교단혁신특별위원회가 내놓은 혁신 과제는 지도체제, 교화구조, 전무출신제도 3가지로 나눠진다. 이중 지도체제 혁신이 주안점인 듯하다. 혁신위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도체제 혁신은 원불교 최상위 교화단이자 최고결의기관인 수위단 혁신에 집중되어 있다.바람직한 혁신을 이
사설
원불교신문
2023.02.19 16:16
-
봄이 오는가 보다. 원불교 익산성지에서 제일 빨리 깨어난다는 법은관 옆 홍매화 봉우리가 벌써 빨갛게 달아올랐다. 코로나19로 막혔던 그 긴 시간, 잘 견뎌왔으니 이제 서서히 자유롭게 기지개를 켜도 나무랄 사람은 없겠다. 마침, 올해로 원불교 익산성지가 건설 100년을 맞았으니 이곳으로 ‘마음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꽤 근사하다. 원불교 사람들에게는 익산성지가 ‘마음의 고향’이기에 그 풍경이 참 포근하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근대 문화를 즐길 거리로, 나이 좀 들었다는 사람들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여행지로 제격이다. 익
사설
원불교신문
2023.02.14 15:01
-
설을 지나면서 중앙총부가 교도들의 활기찬 발걸음으로 화색이 돈다. 코로나19(COVID-19)로 멈춰 섰던 공간들이 풀리면서 교단에서도 교화회복을 위한 여러 가지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마침 이에 맞춰 전산종법사가 신년부터 대중접견을 공식화함으로써 중앙총부와 일선 교화현장을 ‘잇는’ 고리 역할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1월 29일에 이뤄진 중앙교구 교도 대상 전산종법사 훈증법회에는 1천1백여 명이 참석, 모처럼 겨울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교도들을 맞이하는 중앙총부 관계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고, 교도들 역시
사설
원불교신문
2023.02.07 13:37
-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종교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종교가 대체로 일정한 제도와 형식을 고집하며 폐쇄성과 배타성을 기반으로 한다면, 영성적인 것에는 자기에 충실하면서도 필요에 따라서 종교 울타리를 쉽게 넘나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기에 일각에서는 종교의 미래가 도그마와 교리에 따른 중앙집권적 체제에서 영성에 따른 개인 중심주의로 옮겨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대체로 선진국 종교권에 한정된 현상이기도 하다.원불교는 이웃종교에 관심이 많다. 이제 100
사설
원불교신문
2023.01.25 14:14
-
사람은 대부분 실수를 범한다. 유기체적인 조직, 혹은 교단도 크고 작은 실수를 피해가지는 못한다. 이 실수는 전 과정과 후 과정의 처리결과에 따라 그 파장을 달리한다. 별것 아닌 실수가 눈덩이처럼 뭉쳐 조직의 존폐를 위협하기도 하고, 중대한 실수가 오히려 구성원들의 단합을 이끌어냄으로써 전환의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교단에도 108년 역사를 지나오면서 몇 번의 실수가 있었다. 가혹하리만큼 무거운 실수를 전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헤쳐 오면서 교단발전의 동력으로 삼기도 했지만, 간혹 사소한 실수임에도 책임회피와 남 탓 공방을 벌이면서
사설
원불교신문
2023.01.19 11:34
-
R의 공포라 일컫는 세계적 경기불황이 2023년을 엄습할거라 한다. 우리나라 역시 심각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 세상의 위기는 언제나 힘없는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다. 특히 경제위기는 약자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강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부를 축적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강자와 약자의 처지가 더욱 차별화된 불평등 구조로 고착화 되지 않을까 두렵다. 전산종법사의 금년 신년법문 ‘강약 진화로 평등 세상 이룹시
사설
원불교신문
2023.01.04 10:53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간다.연초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퍼펙트 스톰 혹은 R의 공포라 일컬어지는 세계경제의 붕괴 위기, 윤석열 정부의 탄생과 10.29 이태원 참사로 압사된 청춘들의 희생, 그리고 실현되지 못한 비상구 없는 혁신 등. 이 모든 것이 올해를 살아온 우리를 아프게 하고, 분노케 하며, 절망시키고, 두려움에 떨게 했다. 하지만 용케 우리는 지금, 올해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있다. 전쟁 속에 내가 없었음을, 어찌어찌 압사현장을 피해갔음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혹 그 희생들이 나의 현실일 수 있었기에 아픔은 더욱 크다. 또 이
사설
원불교신문
2023.01.03 17:22
-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간 이후 세상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실험하고 있다. 여기에는 종교계도 예외요인이 아니다. 원불교 교단 역시 올해부터 서서히 변화의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회복과 전환의 기운은 아직 기대만큼 추동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의 시대적 인식이 미온적이거나, 사명감 결여가 원인이기에 아쉽다.곧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 강박증’이 구성원들의 활동을 미적미적하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이는 실패에 관대하지 못한 교단의 구조적 모순이 원인일 수 있다. 지나온 역사 속에서 간난의
사설
원불교신문
2022.12.23 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