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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뜨거운 여름 해가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는 시간, 원불교 영산성지 법인광장에 전국의 재가출가 교도들이 모였다. 질서정연하게 선 모습에는 설렘과 함께 왠지 모를 비장함이 담겼다. 8월 12일 오후 6시, 참석자들은 하나둘 각자의 봉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중앙봉으로 오를 강원·경기인천·부산울산교구 교도들은 대각터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모은다. 104년 전 단도와 회중시계를 챙겨 구간도실을 출발했던 구인선진의 심정은 어땠을까. 올해로 19년째, 매년 오르지만 아직도 그 마음 헤아릴 길 없다.
교화
이현천 기자
2023.08.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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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댕댕댕. 매시 정각이 되면 시간에 맞춰 타종을 하는 괘종시계. 어릴 적, 내 키 만한 괘종시계는 우리 집 거실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긴 추가 달려있어 주기적으로 태엽을 감아 밥을 줘야 하는 이 멋진 시계는, 태엽 돌리는 소리가 좋아 일명 밥 주는 당번을 자처했었다. 대학 시절 내 방 벽에 걸린 건 뻐꾸기시계. 시간마다 둥지 문을 열고 나오는 뻐꾸기도 신기했지만, 시간 맞춰 숫자대로 뻐국~ 울어주는 것이 더 신이나, 손가락 꼽으며 뻐꾹 소리를 세어보곤 했다. 당시 그 많던 뻐꾸기는 다
연재
이여원 기자
2023.04.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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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 흑묘의 해가 밝았다. 소태산은 1891년 5월 5일 영광 백수면 길룡리(吉龍里)에서 태어났다. 신묘년(辛卯年), 하얀 토끼 백묘의 해에 탄생했다. 묘(卯)는 시간적으로 아침 5시부터 7시, 공간적으로는 정동(正東)이며, 계절은 2월 경칩에서 3월 청명 전까지라고 한다. 밝고 새로운 기운이 감도는 해다.토끼띠에 태어난 우리나라 역사적 인물은 김유신(595년생), 김부식(1075년생), 매월당 김시습(1435년생), 만해 한용운(1879년생), 토마스 안중근(1879년생), 무애
평형수
이준원 소장
2023.01.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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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원불교역사박물관(관장 신성해)이 ‘2022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이하 길 위의 인문학)’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소태산 대종사의 유물을 통한 인문학 체험의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한국박물관협회 주관으로 박물관 콘텐츠에 인문학적 해석을 더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사업이다. 대면과 비대면이 운영돼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접근을 가능하게 한 점도 특징이다.● 소태산 대종사 유물 모티브로 사색원불교역사박물관은 ‘시간이 준 선물’, ‘빛날 줄 아는 우리’
문화
이현천 기자
2022.05.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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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허석 교무] 1919년 8월 21일 오후 8시. 대종사와 구인 단원은 최후의 기도를 올리기 위해 구간도실에 모였다. 방 한가운데에는 청수와 아홉 개의 단도가 상 위에 놓여 있었다. 며칠 전부터 죽음을 각오한 구인 단원이 시장에서 구입해 허리에 차고 다닌 그 단도다. 기록에 따르면, 자결을 앞둔 구인의 얼굴에는 기뻐하는 빛이 가득했고, 마지막 남길 말을 묻는 대종사의 질문에 정산종사는 오히려 스승의 안위를 걱정했다고 한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다.구인 단원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이 적
특별기고
허석 교무
2020.07.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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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소태산 대종사는 만세운동소리를 '개벽을 재촉하는 상두소리'라 하고 '어서 방언마치고 기도드리자'고 말했다. 방언공사를 마친 3월, 대종사는 9인 단원에게 팔방을 상징하는 아홉 봉우리를 정해 기도를 명했다.대종사가 "그대들은 각자의 마음에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각자의 몸에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하니 9인 단원들이 황송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제히 지도를 청했다. 대종사는 단원들의 기도시간이 조금도 틀리지 않게 하기 위해 당시 희귀했던
교화
유원경 기자
2019.05.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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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 대종사는 3.1 운동의 후유증과 가중되는 탄압 속에서 9인 제자들에게 백일기도를 제안한다. 4월26일부터 8월11일까지 백 일간의 산상기도였다. 도롱이를 걸치고, 삿갓을 쓰고, 청수 그릇 들고, 병에 물을 담아서 올라가게 하셨다. 당시에 매우 귀한 회중시계도 사...
교리잡문
정도성 도무
2017.08.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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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동에서 줄포만 산 밖으로 나가는 지름길은 아랫마을 칠보대기에서 시작된다. 칠보대기 개울 건너 묏골로 들어서 묏등바위 아래 재를 넘어가면 불당골, 여기서 와룡골(뱀골이라고도 한다)의 절경을 완상하며 가다가 가마소에서 왼쪽 회양골로 거슬러 오르면 우바위재. 재 너머 보...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3.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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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교교한 밤이었다. 월명암 마당 끝에 서자 그 앞으로 푸르무레한 산세가 겹겹이 물결치고 있었다. 아득히 먼 산의 물결을 보고 있던 학명이 석두를 돌아보며 말했다."거사, 저기 불빛이 보이시오?""어디 말입니까?""진묵대...
길에서 길을 묻다
박용덕 교무
2013.02.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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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글부터 법인기도의 의미와 단장님들의 역할을 세 가지 상징을 통해 음미해보고 있습니다. 죽음도 넘어서는 결단의 상징으로서의 칼, 우리 회상이 탄생하게 된 때와 우리가 나서야 할 때를 상징한 회중시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은 기도봉의 의미를 새겨봅니다.대종사...
설교&교도강연
최정풍 교무
2011.03.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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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4년 3월 방언공사 후 시작한 법인기도에 관한 교사를 보면 '기도 당일에는 오후8시 안으로 일찍이 도실에 모여 대종사의 교시를 받은 후, 9시 경에 기도 장소로 출발하게 하였다. 기도는, 10시부터 12시 정각까지 하며, 기도를 마친 후 또한 일제히 도실에 돌아오...
설교&교도강연
최정풍 교무
2011.02.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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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 제법성지 봉래정사. ▲ 눈 덮인 제법성지의 풍경은 적멸의 아름다움이다. 밤새 또 다시 흰 눈이 온 산을 덮었다. 성지를 겹겹이 에워싼 하얀 산등선들이 쪽빛 하늘을 이고 물결처럼 흐른다. 그 시리고 눈부신 산의 숨결 속에서 어느덧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눈 덮인 제법성지의 풍경은 '적멸의 아름다움' 그것이다.산중풍경산들은 오래 전 그 분을 기억하
멋과맛
강숙원 교무
2011.01.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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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1단의 단원들은 병든 세상과 도탄에 헤매는 창생을 구제할 투철한 대서원으로 기도를 시작하였다. 9인 단원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오롯한 신성으로 단장인 대종사의 가르침을 받들어, 사무여한의 정성으로 기도하였다. 이는 구인단원 각자 각자의 마음에 능히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음을 증명하고, 각자의 몸에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확인하는, 새 회상
교리에 바탕한 마음공부
한은숙 교무
2006.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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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새로 보급되는 유무념시계와 계수기의 출시를 계기로 좌산종법사가 교단의 공부풍토 조성을 강조했다.좌산종법사는 14일 수위단회에서 “대종사님께서 역대 성인과 다르게 나투어 주신 큰 은혜가 유무념공부”라며 “태조사의 현대화 기법인 마음공부시계가 다시 만들어졌으니 이를 계기로 교단 상하좌우에서 공부하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기원한다”고 유시했다. 법무실은 종
교화
우세관기자
200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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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대종사 십상 대서사시 ‘우뚝 솟아 물은 흘러’의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는 박용덕 교무가 작사하고 류장영 도립국악관현악단장이 작곡했다. 지휘는 신영문 교도(우석대 국악과).이 공연은 화산교당 주관, 전북국악관현악단, 전주·서전주지구 공동주최이다.1. 관천기의상합창: (대종사)세상 이치
이달의 기획
200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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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사, 월명암 하안거 결제 직후 첫 방문 대종사의 월명암 방문은 기미년 봄과 초겨울 일경에 두 차례나 피체되어 풀려난 직후의 일이다. 길룡리 간석지 방조제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에 전국이 만세 운동으로 들끓자 대종사는 경찰에 연행되는 수난을 당하면서 어느 기간 동안 고향을 떠나 있을 생각을 하였다. 장차 새 회상의 창립을 위해서 교강 제정, 인연의 결속 등
교화
1999.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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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에 전해 오는 말씀에 「전탈전여(全?全與)」가 있다. 즉 진리계에서 먼저 모두 빼앗아 시험을 해본 연후에 다 준다는 것이다. 정산종사의 생애에서 이러한 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종사께서 9인 단원들에게 법인기도를 명하시고 『법계의 인증을 받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이 없어지더라도 그 일을 실행하겠는가?』 물으니 단원들과 함께 『그러하겠습니다』고 대답하고,
교화
1999.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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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목숨 기쁘게 창생 위해 바치오리다는 사무여한의 혈심으로 백지혈인의 이적을 행한 법인성사를 기념하는 법인절이 73돌을 맞았다. 그동안 8월 1일부터 중앙총부를 비롯한 각 교당과 기관에서는 교화단별 혹은 단체로 21일간의 법인특별기도를 올려왔다. 중앙총부에서는 20일 오후 8시 대각전에서 전야 기도식을 거행했다. 9인 선진들이 아홉 봉우리에서 기도를 올리
교화
원불교신문
1993.08.27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