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을 일컬어 미니멀 라이프라고 한다. 요즘 1인가구가 늘어나고 가족원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을 타고 있다.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오고 있다. 광주는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며 여름의 대열에 올라섰다. 새 여름을 맞이하기 위해 이불을 교체하고 서랍장에 옷들을 정리했다. 매년 이렇게 계절이 바뀌어 새 옷을 꺼내어 놓을 때면 왠지 모르게 설렘이 든다. 특히나 가벼운 여름옷들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서랍장을 열어 여름옷들을 꺼내어 앞쪽에 배열을 하고 겨울옷들은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6.02 09:29
-
늦은 밤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얼마 전 성주성지에서 뵈었던 수도원 원로교무가 신문에 실린 나의 글을 보고 반가웠다며 건강 잘 챙기라는 격려의 문자를 보내준 것이다. 잠시 스친 인연이라도 놓치지 않고 챙겨주는 문자에 기분이 좋고 흐뭇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나에게 또 한 통의 문자가 왔다.한 선배교무의 충고와 조언의 문자였다. 심장이 떨리고 머리가 멍해졌다. 며칠 전 들떠있던 좋은 마음은 사라지고 한없이 우울해지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이러려고 교무를 했나 자괴감에 빠졌다. 나를 자책해보았다가 상대를 원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5.26 16:28
-
어릴 적 옆집 동생을 따라 교회를 가본 기억이 있다. 옆집 아이는 줄곧 나에게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을 했던 것 같다. 그때 내가 상상했던 지옥은 큰 구덩이 속에 불길이 치솟고, 악마들이 쇠몽둥이를 들고 사람들을 끄집어 내려서 불구덩이 속으로 빠뜨리는 형상이었다.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한동안 열심히 교회를 따라 다녔지만, 곧 어머니가 그 일을 알게 돼 이후엔 교회를 가보지 못했다.출가를 하면서 교전을 보았고 현실지옥에 대해 알게 되었다. 소태산 대종사는 "네 마음이 죄복과 고락을 초월한 자리에 그쳐 있으면 그 자리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5.19 14:36
-
말씀하시기를 "나는 대종사를 뵈온 후로는 일호의 이의가 없이 오직 가르치시는 대로만 순종하였으며, 다른 것은 모르지마는 이 법으로 부처 되는 길만은 확실히 자신하였노니, 그대들이 기필 성불하고자 하거든 대종사의 교법대로만 수행하고 나의 지도에 순종하라. 법을 알기 전에는 고행도 하고 편벽되이 헤매기도 하지마는 스승을 만나 안 후에는 스승의 지도 대로만 하면 되나니라."(〈정산종사법어〉 제1 기연편 10장)5월을 흔히 감사의 달이라고 한다. 출가 전에는 감사의 대상에 있어 부모가 가장 컸다. 그러나 출가를 하고부터는 순위가 달라졌다.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5.12 15:54
-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특별한 상황이어서 그런지 이번 선거는 다른 때와 다르게 관심 있게 다가온다. 사실 그동안 나는 이 나라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별 관심이 없었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일로 치부하고 권리를 행세하지 않은 적도 있다.선거일은 그냥 공휴일 정도로 느껴질 뿐이고, 꽤 귀찮게 여기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나뿐일까? 그동안 20-30대 선거 투표율이 가장 낮게 나온 것은 비단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5.05 13:29
-
정산종사 성탑 조성 때 어느 노스님이 제자들을 데리고 대산종사에게 항의를 하러 왔다고 한다. "아니 소태산 대종사를 여래라고 했는데 정산종사까지 여래라고 하는 건 불가하지 않느냐." 그때 노스님에게 대산종사가 설한 법문이 "화화초초개시여래(花花草草皆是如來)"다. 꽃과 풀 한포기 모두가 다 여래 아님이 없다는 뜻이다. 그 법문을 듣고 노스님과 제자들은 그대로 물러갔다고 한다.소태산 대종사는 과거 회상은 일여래천보살(一如來千普薩) 시대였으나 앞으로는 천여래만보살(千如來萬普薩)이 출현하리라 했다. 너무나 희망적이고 설레는 법문이 아닐 수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4.28 14:22
-
나는 평소 위장이 약해서 배탈이 자주 나는 편이다. 긴장하고 예민해지면 위에서 탈이 나고, 생각 없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바로 탈이 난다. 그래서 늘 소화제를 구비해 놓는다. 이쯤 되면 마음을 편히 쓰고 음식을 조절하는 등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할 테지만, 어리석게도 늘 고통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미련한 것일까. 공부심이 부족한 것일까.경산종법사는 원기102년 신년법문으로 공들이는 삶에 대해 말씀했다. 공을 들인다는 것은 곧 정성심이다. 내 삶과 마음에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을 들여 영원한 행복을 얻자는 것이다. 우리의 심신은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4.21 14:17
-
얼마 전 머리를 빗다가 우연히 햇빛에 비친 빗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빗살 틈 사이로 먼지 떼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것이다. 원효대사가 어두운 동굴에서 물을 찾다가 해골물로 갈증을 해소 했듯이 나 역시 이 먼지 가득한 빗으로 매일 머리를 빗고 있었던 것이다. 원효대사는 이를 계기로 일체유심조를 깨우쳤지만, 나는 이를 계기로 그동안 작은 것 하나도 세심히 살피지 못한 나의 게으름에 반성을 하고 빗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헌 칫솔을 들고 빗살 사이사이를 문지르며 때를 벗겨 냈다. 촘촘한 빗살 사이사이에 먼지들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4.14 10:50
-
벚꽃이 만개한 봄이다. 매번 오는 봄이 무뎌질 만도 한데 나는 늘 봄이 설렌다. '더그 라슨'이라는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봄이란 설사 눈 녹은 진창물에 발이 빠졌다하더라도 휘파람을 불고 싶은 때이다." 나 역시 따스한 봄바람을 맞으면 마음이 편...
교리여행
신은경 교무
2017.04.07 09:50
-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지 뭘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다지 퍽 잘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봐도 지극히 평범하기에 다른 사람들도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본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도 간혹 예상치 못했던 좋은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다.예를 들어 과일을 예쁘게 깎는다든지, 소품을 이용해 실내 장식을 멋스럽게 한다든지 하는 등의 일들이다. 간혹 이런 모습들이 비춰지면 주변에서 '이도광 정말 의외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의외라는 말을 들을 때면 "이 말이 나에게 칭찬을 하는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3.31 14:19
-
매주 봉사하러 오는 청주교당 교도님이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라 불린다며 손수 캐온 냉이로 된장국을 끓여주었다. 오랜만에 봄 향기 가득한 냉이 된장국을 먹으니 그 봄기운에 절로 기분이 상쾌해졌다. 나는 된장국을 먹을 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식당이 있다. 그 식당은 바로 ...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3.24 11:21
-
얼마 전 목욕탕에서 있었던 일이다. 목욕을 다 마치고 탕에서 나와 옷을 챙겨 입고 있는데 어디선가 '야옹야옹'하고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리저리 둘러보며 고양이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내가 잘못 들었구나" 하고 입고 있었던 옷을 마저 챙...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3.10 14:06
-
어렸을 때 SF 공상과학 영화를 많이 봤다. 어린나이에 믿겨지지 않는 장면들이 신기해서 보고 또 봤던 기억이 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가 있는데 어떤 사람이 작업을 하다가 다쳐 큰 상처를 입었는데 외계인이 상처에 손을 올려놓고 신비스럽게 치료하던 장면이었다....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3.03 10:43
-
절기 중 우수가 지났다. 음력으로는 대개 정월에 들며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이니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햇살도 좋고, 기온도 적당했다. 날이 좋아서 준비도 없이 산행을 했다. 어느 정도 산을 오르다 보니...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2.24 11:14
-
교리여행을 출발한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회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더 믿겨지지 않는 것은 내가 인생여행을 시작한 지 올해 40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태어났을 때가 엊그제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4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 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나이가 사십...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2.17 11:10
-
설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이다.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나도 설을 보내기 위해 인천에 있는 큰집을 찾았다. 할머니가 생존에 있을 때는 큰집에서 차례를 지냈는데 할머니의 "내가 가거들랑 꼭 원불교식으로 바꿔...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2.10 17:07
-
새벽기도를 하러 대각전에 올라갈때면 밖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기도시간이 마쳐질 즈음이면 기도하러 갈 때 보다는 아주 조금 밝아진다. 아침에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오늘은 왠지 예전보다 밖이 더 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마 눈이 또 왔...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1.27 09:23
-
며칠 전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렸다. 온 세상이 새하얘지는 것 같았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중 사거리에서 적색신호등이 들어와 잠시 멈춰 서있는데 반대편 차량의 불빛에 반사되어 눈송이 하나하나가 뚜렷하게 보였다. 그 불빛 사이로 내리는 눈송이는 참 아름다웠지만 그 눈송이가 ...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1.20 11:11
-
새해가 되어 원불교 익산성지를 찾았다. 경산종법사께 신년 하례도 올리고 새해의 작은 소망과 다짐을 올리기 위해 소태산 대종사성탑, 정산종사성탑, 대산종사성탑을 차례로 참배했다. 새해 첫날이라서 그런지 새벽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성탑참배를 하고 있었다. 나 또...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1.13 09:57
-
최근 한국에서는 음식을 먹는 방송이나 요리를 하는 방송이 열풍이다. 전국을 찾아다니며 소문난 맛집을 소개를 하는 프로그램이나 유명한 요리사가 출현해 자기만의 독특한 조리법으로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있다. 이런 방송들의 영향으로...
교리여행
이도광 교무
2017.01.06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