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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미주선대 캠퍼스 이전과 이안봉불식 준비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드디어 기다리던 전무출신 훈련이 돌아왔다. 그동안 정성을 쏟지 못한 좌선에 공을 들이며 가뭄에 단비 같은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 선정진 시간에 단전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를 봤다. 그렇게 앉아있는 것이 좋을 수 없었다.다음 선정진 시간이 돌아왔고, 단전으로 호흡을 깊이 내리며 전 시간에 보았던 진주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빛나던 진주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다음 선정진 시간에도 찾아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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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7.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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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몇 년 전, 선 공부에 목이 마르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마침 한 단체에서 10일 위빠사나 집중 선 훈련이 있다고 해 경험도 할 겸 참가했다. 선객들은 시작부터 마지막 날 아침까지 묵언 수행을 했다. 새벽 4시 반부터 선을 했다. 외부와의 일체 접촉에서 벗어나, 봉사자들의 공양을 받으며 오직 선만 했다. 이 훈련을 보급한 사람의 간절한 뜻으로 선객들은 오직 심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 집중함으로써 사성제를 깨치면 됐다.훈련 마지막 날이 됐다. 모두가 침묵하는 고요한 가운데 분별없는 하나의 체험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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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7.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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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몇 달 전, 함께 근무하는 잭(가명)이 들뜬 목소리로 자신의 고객 중 한 사람인 메리(가명)라는 여성이 전화번호를 주고 갔다고 했다. 그 뒤로 잭은 메리와 문자와 전화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가 메리를 보내준 것 같다며 행복해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니 나도 늘 마음이 행복했다. 두 사람은 백신을 맞은 뒤 만나기로 했고, 마침내 그날이 다가왔다. 얼굴에 환한 빛이 나는 잭에게 건투를 빌었다.월요일 아침. 잭에게 웃으며 데이트 잘했냐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표정이 좋지 않다. 조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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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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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요즘 명상 관련한 강의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자아·자아의식·나를 내려 놓아라(Let go of Ego)’라는 표현을 종종 볼 수 있다. ‘나’라는 한 생각에서 오는 분별과 번뇌 때문에 그런듯하다. 고정된 나라는 실체가 없다는 ‘무아(no self)’에 대한 개념은, 때로 ‘나’를 놓으면 깨달음을 얻거나, 혹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나’라는 자아의식을 놓으면 정말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몸을 받고 살아가면서 ‘나’라는 의식을 놓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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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6.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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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일이 힘든 것은 그래도 견딜만 한데, 인간관계에서 힘이 들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인연이 나와는 상생하는 좋은 인연이든지, 아니면 서로 모르거나, 적어도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면 어떻게 좀 부처로 보겠는데, 나를 힘들게 하거나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인연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의문이 들었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저 대상을 사은으로 신앙할 수 없으면 도대체 어떻게 수행을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참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교법의 총설’에 대종사가 우리 신앙의 대상을 명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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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6.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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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팬데믹 전, 학교 근무를 마치고 이따금 가던 피트니스에서 한 여성분이 말을 걸었다. “한국분이세요?”학교가 있는 몽고메리 카운티에는 유난히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인들이 많다. 처음에는 모르고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반갑게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내가 원불교 교무라는 것을 알면 그때부터 지옥에 갈 거라는 등 대화가 이상해졌다. 기억이 떠오르며, 불필요한 대화는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짧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니나 다를까 종교를 묻는다. “저는 원불교 교무에요.”그랬더니 이 분이 안심이라며, 부모님이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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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6.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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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지나면 바로 5월 16일이다. 이날이 다가오면 많은 감정들이 밀려온다. 대종사가 열반하기 전 설법한 마지막 예회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의 설법이 『대종경』 부촉품 14장에 나와 있다.1943년, 일본의 탄압이 점점 거세졌다. 모범적인 종교 지도자로 나날이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던 대종사에게 일본 정부는 일본 본토에 들어와 천황 앞에 무릎을 꿇으라는 지시를 이미 여러 번 했고, 대종사는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 삼아 그를 가까스로 피하고 있었다. 극하면 변하는 이치를 따라, 일본의 강점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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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5.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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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지난 7일, 미주선대 원불교학과 평생교육원(WonLAB)에서 ‘깨달음과 회복(Awakening and Renewal)’이라는 주제로 웨비나(webinar·웹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세미나)를 가졌다. 송상진 미주선대 교무가 기획한 이번 웨비나에는 로말 스몰스 침례교 목사, 상지타 코우위스크 힌두교 교목, 박도연 원불교 맨하탄교당 교무가 패널로 토론을 했다.코로나 시대를 지내며, 각자 다른 신앙을 가진 세 사람의 성직자들이 본인들이 생각하고 경험하고 있는 깨달음과 회복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가운데, 박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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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5.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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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황도국 미국종법사를 맞기 위한 기숙사 대청소날, 함께 밭 작업을 맡은 교무와 잡초를 뽑았다. 달래, 파, 부추 사이로 한참 제초를 하다가 문득 깻잎 새싹들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매년 뭉텅이로 나와서 띄엄띄엄 자리를 옮겨심어주던 깻잎들이 올해는 어떻게 된 걸까. 손은 풀을 뽑고 있는데 마음은 작년 여름으로 갔다가, 모종을 파는 마트로 갔다가, 아직 오지 않은 여름까지 오가며 분주하다. 걱정되는 마음으로 말했다. “큰일이네요. 올해는 어쩐 일인지 깻잎들이 보이지 않아요. 여름에 기숙사 식구들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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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5.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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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옛날에 한 농부가 병 속에 거위를 한 마리 넣고 키웠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거위는 병 밖으로 꺼낼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어떻게 새를 꺼낼 수 있을까? 단, 조건이 있다. 병도 깨지 말아야 하고, 새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학부 때 이 화두를 듣고 가슴이 턱 하고 막혔다. 아무리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봐도 도무지 새를 꺼낼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따금 화두를 푸는 이야기를 들어도 마음에서는 어쩐지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아서 그저 마음 한편에 가지고만 있었다.얼마 전 유튜브 ‘원불교 주유소’의 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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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4.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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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교당 교무님과 차를 타고 학교로 가는 길. 앞 차의 번호판이 ‘0428’이다. 반가운 마음에 교무님에게 말을 걸었다.“교무님, 우와~ 앞에 차 번호판 봐요. 대각개교절이다!”그런데 교무님 표정이 그저 그렇다. “어디요?”앞차를 가리키며 ‘4월 28일!’ 하려는데, 다시 보니 ‘0482’다. 왜 저 번호를 0428로 봤을까. 광고 시안을 검토하는 시간, 한 분이 이메일 주소의 철자가 잘못됐다고 수정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아무리 봐도 맞는 철자였다. 내가 잘못 봤나 싶었는데, 다른 분들도 전부 이메일 주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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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4.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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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고요한 마음으로 법문을 들으며 기숙사로 향하는 길. 신호를 기다려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빵! 하고 크랙션이 울렸다. 깜짝 놀라서 신호등을 보니 13초. 아직 10초도 더 남았다. 뒤로 등 가까이 검붉은색 차가 휙 하고 지나가는데, 두려움에 몸을 움추리며 운전자를 보니 흑인 여자다. 놀란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일어난다. ‘경찰이 있었으면 저렇게 했을까? 내가 동양인 여자라서 만만해 보였나?’ 놀람과 두려움, 그것을 이겨내려는 저항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이어폰으로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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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4.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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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이다.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은 동토를 뚫고 올라오는 새순들이 인사를 건넨다. 보면 늘 와사비가 생각나던 연두빛이 봄 생명의 향연과 대각지를 향해 가는 설레임이 된 것은 서울에서만 살다가 영산선학대학교로 편입하면서다. 봄이 오기 전, 밭에 있는 돌을 주워 매년 한 트럭씩 버려도 큼지막한 돌들이 나왔다. 아무래도 영산은 하도 영험해서 돌이 돌을 낳는가보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꽃이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님도 알게 됐다. 여자기숙사 원광원 앞, 이른 봄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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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4.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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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옛 조사들의 법을 전하는 이야기를 보면 살벌하다시피 하다. 보리달마는 법이 있다는 이유로 다섯 번이나 독살을 당할뻔했고, 마지막에는 알면서도 혜가에게 법을 전했으니 됐다며 죽음을 맞이했다. 혜가는 보리달마가 면벽 수행을 할 때, 법을 받고자 눈보라가 몰아치는 동굴 밖에서 밤새 기다리다가 다음날 칼로 자기 왼팔을 끊어 바친 사람이다.어렵게 전해진 법은 5조 홍인에서 6조 혜능으로 넘어가는데, 이때도 홍인이 다른 제자들이 법을 받은 혜능을 해칠까 염려해 야밤에 도주하도록 했고, 혜능은 세상에 나오기까지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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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3.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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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한 도반이 말했다. “원불교는 다 좋은데 신앙이 좀 약한거 같아.” 두 눈이 동그래졌다. “뭐라고?”신앙한다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막 소리 내어 울면서 기도를 한다든지,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노래를 한다든지, 자기들이 믿는 신 혹은 사람만이 진리이고, 그들만이 계시 혹은 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런 신앙의 형태는 외부의 대상이나 특정한 사람을 신앙의 대상으로 했을 때 나오는 것들로, 충성을 바칠수록 집단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을 배척하고 과격해지기 쉽다.원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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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3.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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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이미 수많은 종교들이 있었다. 그런데 소태산 대종사는 거기에 또 하나의 종교를 더한다. ‘원불교’. 대종사는 왜 원불교를 열었을까. 그는 세상을 어떻게 진단했을까. 그가 제시한 해결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그가 제시한 해결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개교의 동기’에서 대종사는 물질의 노예생활을 하는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이 회상을 열었다고 했다.나 정도면 괜찮은 줄 알았다. 나 정도 용금 받고, 나 정도 옷 안 사 입고, 나 정도 외식 안 하고, 나 정도 감정을 다스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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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3.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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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미주선대 재무처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내부 회계자료 컨트롤용으로는 Sage 50, 학생들과 관련해서는 Populi를 쓰고 있다. 학생 수 120여 명 남짓 아직은 작은 학교이지만, 수많은 교도들의 염원이 담긴 이곳에서는, 특히 재무처에서는 매일 숫자로 그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몇 주 전부터 Sage에 문제가 발생했다. 학교 IT 업체의 ‘샤이’와 Sage 테크니션 ‘이제이’가 해결해보려 했지만, 어떤 시도도 먹히지 않더니, 이제는 아예 이상한 숫자들이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제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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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3.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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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미주선대 기숙사에서는 총장인 김복인 교무부터 학생들까지, 몸이 안 좋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없는 한 누구나 식당 번을 한다. 목요일 아침 좌선을 마치고 식사 준비를 했다. 마음의 여유를 비집고 머릿속에 해야 할 일들이 들어온다. 이안봉불식 준비, 학생들 학자금 관련 업무, IRS 관련 각종 세금 보고 업무 등등. 손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마음은 어느새 사무실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순서를 정하고 있다.계란 삶는 냄비를 옮기려고 손잡이를 잡았다. “앗, 뜨거워!”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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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2.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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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강신오 교무] 학교근무를 마치고 기숙사에 일이 있어 가려는데, 한 학생이 미안하다며 어린아이를 몇 시간만 봐달라고 부탁을 했다. 늦으면 안 되는 일이라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자 싶어 나왔는데, 차가 이상하다. 여기저기 쇠 파이프 같은 것으로 찍힌 자국들이 깊게 파여 있고, 보조석 말고는 문이 모두 망가져 열리지 않았다. 아이를 잠깐 보조석에 앉히고 차를 살폈다. 이런! 타이어도 세 개나 터져있었다.무엇부터 해야 하나. 아이를 운전석으로 옮기고 보조석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문득 시동은 걸리나 싶어 키를 넣고 돌렸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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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2.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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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_미안해기사를 보는 내내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환하게 웃던 아이는 표정을 잃었고, 하얗고 통통하던 피부는 온몸이 멍이 들어 시커멓게 변해 말라있었다. 지구별에 온 생명은 16개월 만에 온몸과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고 나서야 마침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모두가 은혜라고 했다. 분명 모두가 은혜라고 했다. 그런데 은혜가 아니었다. 기사를 보는 내내 눈물이 흘렀고,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분노로 목구멍이 뜨거워졌다. 저 이를 어떻게 은혜로 볼 것인가. 화두가 됐다. 저 사람들이 은혜가 되기 전까지 나는 모두가 은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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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오 교무
2021.02.05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