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티벳 어느 절엔 얼굴이 거대한 눈 하나만으로 된 괴이한 불상이 있다. 온 우주 허공 법계가 다 보고 다 알고 있으니 진리의 위력을 거대한 눈으로 표현한 것이다.주변에 보면 머리가 참 좋은 사람들이 있다. 기억력이 꽝이라 금방 들은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몇 시간 실컷 이야기를 나누고도 다시 만나면 기억을 못하는 내겐 경외의 대상이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탁월한 이들이 아는 세계는 대체 어느 정도일까. 부러우면 지는 건데, 심히 부럽다. 인간의 인식은 제아무리 많이 알고 최고의 지능을 가졌어도 유한하며 극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4.21 09:39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세상에 밥 먹는 일처럼 쉬운 게 있을까. 밥은 그냥 저절로 들어가니 일이랄 것도 없다. 갓 태어난 생명체들을 보라. 눈도 못 떴는데 어찌 알고 어미젖을 찾아 잘도 먹는다. 먹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되는 세상 쉬운 일이다. 과연 밥 먹는 일이 쉬울까? 아니다. 밥 한 술을 먹을 때 몸 전체는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정밀한 노동을 시작한다. 눈으로 보고 숟가락 젓가락질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고, 씹고 삼키느라 입과 치아와 목구멍은 풀가동 된다. 위장과 각 장기들 역시 정교하고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4.14 10:56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성철 스님의 저서로 인해 유명해진 깊고 명쾌한 말씀이다. 시중에서는 그 뜻도 잘 모르면서 좀 있어 보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자주 인용하곤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지 그럼, 산이 물이고 물이 산이겠냐”며 “비싼 밥 먹고 하나마나한 별 실없는 소릴 한다”고 할 것이다.이 말씀은 원래 옛 경서에 나오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에서 마지막 단계의 산과 물을 말씀한 것이다. 세 단계로 이뤄진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4.11 13:37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꿈도 없이 깊이 잠들 때가 있다. 그때는 모든 의식이 끊어진다. 그런데도 어떻게 알고 계속 숨을 쉰다. 의식이 없는데도 들이쉬고 내쉬기를 정확히 알고 반복하다니!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의식 너머에 정확한 간격으로 숨을 쉬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의식이 없는데 오장육부가 작동되게 하며, 알아서 소화를 시키고 모든 세포들을 운영하는 어떤 주관자가 있다. 어떤 이는 무의식이라 부르지만, 알고 하기 때문에 식(識)이다. 눈을 떠 움직이고 있을 때에는 내 의지로 내가 작동시킨다고 여길 수도 있다. 사람들은 별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4.05 15:36
-
서울보은회가 3월 19일 창립 50년을 맞아 기념법회를 열었다. 크고 작은 현장에 은생수가 되어준 보은회의 정성은 한 달 1천원에서 비롯된 기적의 역사로, 세계교화를 비롯한 곳곳에 원불교가 자리 잡는 데 큰 힘이 됐다.서울보은회는 원기58년(1973) 서울보은클럽으로 시작, 당시 여기저기 씨를 뿌리던 교당 및 기관들을 지원했다. 성주성지 원불당,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을 비롯, 여자원로수도원, 영산선학대, 변산 석두암, WBS원음방송, 정관평 경작지 환수금 등에 정성을 보태왔다. 차량이나 피아노, 군부대, 불우이웃돕기 그리고 모든 재해재
교화
민소연 기자
2023.04.04 16:57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나는 신이다.’ 요즘 아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금기어다. 이번 글 제목을 이 명제로 정할 예정이었는데 하필 이 시기에 회자 되다 보니 희화화될 것 같아 쓸 수도 없고 아니 쓸 수도 없어 대략 난감이다. 위대한 이 용어가 사용자의 의식 수준 따라 정확한 진리 표현이 되기도 하고, 망나니 칼춤 추는 헛소리가 되기도 한다. 누구는 신이고 누구는 신의 피조물이라고 믿는 굳은 신념 때문에 깨달음의 길이 막혀 영생을 헤매는 불운한 이들이 많다. ‘내가 신이니 나를 섬기라’는 장난질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은 영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3.31 15:07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툭툭 꽃망울을 터트리며 마음 설레게 하는 시절이다. 어떤 분이 단단한 땅을 뚫고 올라온 수선화 새싹을 보며 이것이 바로 위대한 진리의 작용이라고 신기한 듯 말한다. 수선화 새싹이 위대한 진리 작용인 것은 알면서 당신의 움직임은 위대한 진리 작용 아니냐고 되물으니 무슨 말인지 몰라 벙찐 얼굴로 바라본다. 꽃만이 아니라 인간인 그대, 돌맹이, 허공법계 일체 만물 먼지 하나도 빠짐없이 위대한 진리의 나타남이며 작용인 것을….우주 만물과 허공 법계를 성주괴공 춘하추동 생주이멸 생노병사하게 만들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3.23 11:33
-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원불교 성지사업회 운영위원회(이하 성지사업회 운영위)가 열렸다. 3월 11일 종법원 접견실에서 열린 성지사업회 운영위는 원기107년도 감사보고와 결산심의, 원기108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을 결의했다.성지사업회 운영위에 참석한 전산종법사는 “교단이 제3대를 마무리하고 제4대를 시작할 때는 훈련중심으로 해야 하는데, 훈련만 하다 보면 현장에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 이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성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지에 가면 소태산 대종사님을 생각하고, 정산종사님을 생각하고, 선진님들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교화
장지해 기자
2023.03.16 15:11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원불교인으로 신앙생활하면서 저 일원에 대해 알고 있는가. 동그라미가 무엇인지 알기 쉽게 말할 수 있는가. 왜 일원을 알아야만 하는가. 나와 내 삶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런 것을 생각도 않고 그냥 신앙생활 하다가 갑자기 이런 질문 받으면 무슨 답을 할까, 적절한 표현을 찾느라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질 것이다. 약간 억지스럽다고 여기면서도 열심히 찾아낸 답은 마음이다, 진리의 상징이다, 우주만유의 본원이다, 공적영지심이다, 모나지 않은 마음이다, 대충 이런 것들이다. 저 동그라미 자체가 그것인가. 내 마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3.15 10:22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견성은 성리(性理), 성과 리 두 방면을 해결하여 아는 것이다. 성리란 마음과 진리이다. 성자들이나 깨달음을 얻은 이들은 이 두 가지를 깨달은 것이다. 진리와 마음, 이 둘을 어떻게 깨달아야 할까. 진리를 깨닫는 건 어쩐지 나와 상관없거나 어려울 것 같고, 마음을 깨닫는 건 좀 가능할 것도 같은데, 둘 중 하나만 깨달으면 되나? 마음을 먼저 깨닫고 차차 진리를 깨달아야 하는 건가? 머리 복잡할까 싶어 먼저 답을 드려야겠다. 일단, 진리와 마음 둘 중 하나만 깨달으면 된다! 하나만 깨달으면 하나는 절로 해결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3.09 10:54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깨달음을 얻어야겠다는 필요성도 제법 느꼈고 마음의 준비도 다 됐는데, 자 그럼 이제 뭘 어떻게 하면 되는거요? 어서 그 특별한 비법으로 나 좀 깨치게 해달라는 기대에 찬 이 눈빛들! 자칫 맘대로 안 되면 금세 시들해지기 십상이니 욕속심도 불신도 다 금물이다. 간절한 화두 하나 툭 던져 놓고 강태공처럼 때를 기다리라. 시절인연이 되면 우주에 가득한 대어가 탁 걸려들 것이다. 강태공은 종종 실패하지만 깨달음은 결코 실패하지 않음을 믿으라. 그리 쉽다고 큰소리쳐 놨는데 막상 이 간절한 눈빛들 앞에서 그걸 더구나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3.03 14:00
-
중앙중도훈련원에서 올해 첫 전무출신 정기훈련을 시작했다. 선정진 훈련으로 문을 연 첫 훈련에 67명의 교무들이 참여했으며, 평소 각자의 일터에서 부족했던 자신의 공부를 채우기 위한 열정으로 뜨거웠다. 성정진 원장은 “정기훈련은 자력으로 힘써 다하는 정진의 시간이다. 각자의 마음 밭을 계발하고 무한동력을 얻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염원한다”면서 “몸도 마음도 쉬면서 적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쉼과 적공의 선정진 훈련“이번 훈련의 가장 큰 장점은 쉼과 정진이라고 생각된다. 프로그램도 좌선을 중심으로 구성돼 수양과목에
세상은 한 일터
유원경 기자
2023.02.24 17:24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깨달음을 얻겠다고 맨날 법당에 틀고 앉아 있는 마조를 보고 스승 회양이 마당에서 벽돌을 박박 간다. 그 소리가 심히 거슬린 마조가 벽돌을 뭐하러 가느냐 물으니 거울을 만들거라 한다. 그걸 간다고 무슨 거울이 되겠냐 하자, 회양은 좌선한다고 깨닫겠냐고 일갈한다. 좌선을 열심히 하면 깨달음을 얻을 거라는 속절없는 희망을 못 벗어나는 수행자들이 참 많다. 어떻게 해야 깨달음이 오는지, 어떻게 해야 상대를 깨닫게 해줄 수 있는지를 모르니 하릴없이 좌선에 기댄다. 수양에 반드시 필요한 수행이긴 하나 좌선한다고 깨달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2.20 13:45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어매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나훈아 가수의 ‘어매’라는 노래에 나오는 이 노랫말은 사는 게 얼마나 고되고 팍팍한지를 보여준다. 뭣할라고 날 낳았냐고?사실은 어매가 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다. 중음계에서는 자신을 정확히 보고 아는지라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그 부모와 그 환경을 선택해서 온다. 어디가 더 좋거나 더 나쁜 곳은 없다. 자신의 진급에 가장 적절한 학습의 장, 영생문제 해결의 통로로서 어매가 필요하다. 괴로움을 영원히 벗어나려면 깨달음을 얻어야 하고, 사람만이 각혼을 가져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2.14 15:45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부자들 들으면 기겁할 말이겠지만 부자는 천당 가기 어렵다. 익히 아시듯 이건 말씀의 일부다. 아, 물론 절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극히 어렵단 말이니 스스로 부자라 여긴 그대여 노여움을 내려놓으시라.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용되는 세상에 억울하고 서러운 누군가에겐 이런 구절로나마 조금의 위로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다고 뭐 가난하면 다 천당 간다는 뜻도 아니니 ‘가난하길 다행이다’ 안도하는 딱한 이는 없겠지.부자란 단편적으로 재물만 많다는 뜻이 아니다. 안 되는 게 없이 만들어주는 마력을 지닌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2.07 11:57
-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원기47년(1962) 1월 24일 정산종사가 세수 63세로 열반에 들자 성해를 다비한 후에 송대에 임시 봉안했었다. 이후 원기56년(1971) 10월 7일 개교반백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정산종사성탑을 영모전 서쪽(현 원불교역사박물관 정문 쪽)에 건립해 탑신에 성해를 봉안했다. 정산종사 열반 후 9년 만에 성탑에 모신 것이다. 현재 정산종사성탑의 위치는 소태산대종사성탑 오른편에 모셔져 있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박물관 자리에 정산종사성탑이 있었다. 또한 개교반백년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했던 그때의 성탑은(현재의
문화
정서인 교도
2023.02.03 13:40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부처가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신앙을 하고,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수행을 할 수 있다. 신앙이란 부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아 부처를 부처로 대하는 태도나 마음을 말한다. ‘부처가 어디있는가’ 이 질문에 찰나의 망설임 없이 명확한 부처를 보여줄 수 있는가? 깨닫기 전에는 부처가 어디 있는지 모르니 올바른 신앙을 할 수 없다. 수행이란 마음 있는 곳을 정확히 알아 그곳을 떠나지 않고 사는 것이다. ‘마음이 어디에있는가’ 이 질문에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명확한 마음 있는 곳을 보여줄 수 있는가? 마음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1.20 14:14
-
[원불교신문=장오성 교무] 깨달음에 대해 내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하지만 차마 묻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그래, 그 말을 하는 너는 그 자리를 보았냐’이다. 계속해서 이 불필요한 질문이 맴돌게 될까 싶어 미리 밝히고 들어가는 게 좋겠다.내게 그 일은 10여 년 전 우연히 일어났다. 출가 이후 그다지 열심히 산 것도, 구도심이 장해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편도 아니었다. 남들 아는 바와는 달리 워낙 책 읽기 싫어하는 내가 무슨 연유인지 그 즈음엔 깨달음에 관련된 책들에 푹 심취해 있었다. 깨달음의 순간들을 기술한 부분은 황홀하기
참 쉬운 깨달음
장오성 교무
2023.01.19 09:38
-
[원불교신문=박세훈 교무] 원불교 중앙총부는 원불교의 모든 행정과 교당·기관의 업무를 관장하는 총본부로서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먼저 지리적으로는 ‘전라북도 익산시 신용동 344-2’에 위치한다. 역사적으로는 소태산 대종사가 부안군 변산반도에 건립한 ‘봉래정사’에 주석하다가 1924년(원기9) 6월 1일에 익산시 마동에 있는 보광사라는 조그마한 절을 잠시 빌려 불법연구회 창립총회를 개최한 후, 제자들과 함께 익산시 부근을 답사하고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에 총부 건설기지를 정했다.또 공간적으로는 소태산 대종사가 불법연구회 창립
법규궁리
박세훈 교무
2023.01.19 12:00
-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기존 7일간의 전무출신훈련이 원기108년부터 10일 훈련으로 변경된다. 훈련 형태는 중앙중도훈련원 10일 과 중앙중도훈련원에서 6박 7일+ 지역 훈련원 3박 4일 두 가지다.10일 훈련은 5차수로 1·5·7·8·11차 일정이 준비돼있고, 2·3·4·6·9·10차 훈련은 6박 7일 일정이다. 나머지 3박 4일은 지역 훈련원(가나다순)인 거제훈련원, 만덕산훈련원, 배내훈련원, 변산원광선원, 삼동원, 영광국제마음훈련원, 오덕훈련원, 우인훈련원, 제주도국제훈련원, 와룡산훈련원에서 이수할 수 있다.이때 주의할 점이
봉불&훈련
이현천 기자
2023.01.18 13:59